전년 매출 8090억-영업익 1085억 급상승1분기도 각각 53%·81% 성장… 코로나19 무풍설립 주도 정기선 부사장 경영능력 주목
  • ▲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현대중공업
    ▲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현대중공업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친환경 선박 사업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3년 만에 매출액이 3배 이상 늘어나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달 초 공시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매출은 8090억원, 영업이익은 1085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각각 95.2%,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과 비교하면 매출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출범 첫해인 2017년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2403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3%, 29% 늘어나 4144억원, 729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1분기에도 대내외 악재로 인한 업황 부진에도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매출액 2065억원, 영업이익 30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1346억원 영업이익 169억원보다 각각 53%, 81%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예상치는 현대중공업지주의 다른 자회사들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등 연결자회사들은 유가하락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현대글로벌서비스가 홀로 꾸준히 실적을 개선하면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선 친환경 선박 관련 수주잔고를 올해 인도분까지 충분히 갖추고 있어서다. 유럽계 선주들에 대한 대면 영업에 있어서 차질이 생길 수 있지만, 수주나 발주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 사업부로 1970년대부터 경험을 쌓아왔다. 분사 이후에는 선박의 친환경 개조, 유류사업, A/S 그리고 디지털화 등 다양한 유관 분야로 진출하면서 조선업종 내 유일무이한 토털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선박이 만들어진 이후 폐선될 때까지 하드웨어와 소프트 웨어 전반에 걸쳐 사업영역을 넓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수주 계약 후 조선소에서 선박이 인도되고 나면 1년간 보증기간을 거치고 남은 25년 이상의 기간에 필요한 선박관련 서비스를 현대글로벌서비스가 담당하는 것이다. 

    특히,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이 설립을 주도한 만큼, 앞으로의 성장세에 더욱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 부사장이 지난 2017년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부터 정 부사장의 경영능력 시험대로 여겨졌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 적용으로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스크러버 수주 급증은 물론, 선박연료유를 액화천연가스(LNG) 등 이중연료 사용으로 교체하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개조 사업에 있어서도 성장이 예상된다. 업계에선 앞으로 이중연료추진 선박의 수요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선박의 운항 정보 및 운전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선단 전체의 데이터를 비교 분석한 경제 운항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서비스 속도 향상과 비용 절감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육상모니터링센터 설립으로 원격진단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계열사와 연계한 사업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중형 엔진인 힘센엔진과 관련해서도 신사업 활로를 찾고 있다. 현재 현대글로벌서비스 디지털관제센터에서는 힘센엔진의 원격 모니터링, 부품·정비가 연계된 예방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2022년 매출 2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2020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9211억원, 영업이익 1344억원으로 나타난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2년 만에 매출이 배 이상 뛰는 것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기존의 선박 부품·기자재 A/S 및 기술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선박 친환경 설비를 설계·구매·제작하는 사업을 최근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 선박 디지털화 시장을 주도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