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내수 6017대에 그쳐, 41.4% 감소신차 없는 죄… 르삼에 밀리고 지엠에 치여'감사의견거절' 최대 위기… 6~7월 분수령자립 어려워 정부 기안기금 기대, 지원 여부에 명운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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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내수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올 한해 신차부재로 어려운 상황이 예상됐던 가운데, 연초 예기치 못한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까지 겹친 탓이다.

    최근 쌍용차 감사업체인 삼정KPMG가 감사의견을 거절하며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서의 의문을 나타내며 위기감은 더 고조된 상태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자립하기 어려운 까닭에 정부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 지원 여부가 쌍용차 명운을 결정지을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21일 쌍용차에 따르면 올해 회사의 월 내수 판매는 5000~60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 4월 판매는 6017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41.4% 급감했다.

    지난해 월 1만대 이상 판매하며 승승장구한 것과 달리 올해는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의 신차효과로 부진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판매 부진이 장기화 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무엇보다 올해 내놓을 신차가 없다는 점이 뼈아프다.

    신차효과는 내수 경쟁업체인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만 놓고 봐도 명확하다.

    지난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르노삼성은 2020년 반전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 여파도 무색하게 하는 XM3의 인기 덕분이다.

    지난 4월 르노삼성은 1만1015대를 팔았는데 XM3 판매가 절반 이상인 6276대를 차지했다. 결국 분위기 반전의 모멘텀은 신차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한국지엠 역시 지난 1월 중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신차효과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의 판매는 쌍용차 대표모델 티볼리(1409대)보다 약 350대 많은 1757대를 기록했다.

    쌍용차는 내년 사상 처음으로 중형 SUV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후 신차를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데 현재 자금 사정으로 볼 땐 여의치 않다.

    당장은 차입금 막기에도 급급하다. 쌍용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 차입금은 약 3899억원이다. 장기 차입금은 1150억원으로 이를 합하면 5000억원이 넘어간다.

    이 지경에 이르자 쌍용차는 팔 수 있는 자산은 다 매각하고 나섰다.

    최근 부산물류센터를 약 263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구로정비소, 인재개발원 등 비핵심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1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구로정비사업소 등을 포함하면 자산 매각으로 1500억원 이상 자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마힌드라가 약속한 400억원까지 더해지면 당장 7월에 KDB산업은행에 상환해야 할 900억원을 포함, 올해 남은 빚은 모두 갚을 수 있다.

    해결과제는 신차개발 자금 확보다. 올해 쌍용차 상황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완성차 업체는 신차개발 없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쌍용차가 자산 매각을 진행하면서도 정부의 지원을 절실하게 바라는 이유다.

    쌍용차는 최근 2000억원 규모의 기안기금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정부가 발표한 기안기금 운용방안에 따르면 지원대상 기업은 △총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인 이상 △코로나19 영향 등 3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1분기말 기준 쌍용차의 차입금은 5000억원 이상이다. 근로자 수도 4881명으로 지원 기준을 충족한다. 변수는 코로나19 영향이다.

    쌍용차는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곧 코로나19의 영향이 아닌 회사 자체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단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앞서 삼정KPMG가 감사의견을 거절한 것 또한 지원 대상 선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 등 연관 산업을 고려하면 정부에서 쌍용차를 쉽사리 내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기안기금이던 아니면 다른 어떤 방안을 마련해서라도 쌍용차를 지원하는 방안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