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2월 노조 출범 후 첫 임단협 가져이재용 부회장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후 빠른 실행LCD 철수 앞두고 불거진 구조조정說에 관심 모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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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디스플레이가 노동조합과 첫 교섭을 가졌다. LCD 사업 철수에 따른 구조조정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선언한 '무노조 경영 철회' 방침에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전날 충남 아산시 탕정면사무소에서 제1차 단체협약 본교섭을 진행했다. 노조 측에서는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이창완·김정란 삼성디스플레이노조 공동위원장 등 11인이 참석했으며 사측에서는 인사팀장인 김범동 부사장과 김종근 상무 등 8명이 자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도화선이 돼 지난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설립됐다. 삼성그룹 가운데 노조가 생긴 것은 삼성전자, 삼성화재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세 번째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조합원 수는 2000여명에 달한다.

    노사의 상견례는 약 3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양측은 관계 개선을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이번 만남은 이재용 부회장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사 상생과 화합을 도모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양측은 LCD 사업 종료에 따른 구조조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와 QNED 개발 등 신기술에 집중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부 8세대 LCD 라인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매각하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사업 전환을 본격화했고, 올해 말까지는 국내 및 중국의 7·8세대 라인을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사측은 LCD 사업이 정리되는대로 기존 LCD 인력을 중소형, QD 관련 조직 등으로 전환배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 측은 사측에서 비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LCD 인력은 공장가동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타분야로 전환배치한다는 방침은 변함이 없다"면서 "희망퇴직제도는 희망자에 한해 상시운영되고 있지만 연말까지 고객물량을 생산해야하는 만큼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독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앞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교섭을 진행해 합의점 도출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