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미디어 콘텐츠’ 강화 중동영상 리뷰 ‘꾹꾹’ 서비스 인기 상승… 한달 사이 5만건 등록e커머스서 ‘뷰티 라이브 방송’ 개시… 최근 트렌드 제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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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는 ‘위기’다. 수년간 소비가 줄어드는 경제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닥치면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를 ‘기회’로 삼으려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패러다임이 변하는 순간에는 늘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았다. 위기를 양분으로 기회를 찾는 유통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11번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하게 뜨거워지는 e커머스 시장에서도 돋보이는 존재다. 주요 경쟁사가 대대적인 가격할인과 배송시스템으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미디어 커머스’라는 낯선 화두를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11번가는 동영상 콘텐츠와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포부다. 

    5일 11번가에 따르면 회사 측은 최근 동영상 리뷰, 개인 맞춤형 콘텐츠, 실시간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만년 2~3위에 그친 e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를 통해 승부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은 11번가의 도전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평가다. e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먼저 11번가는 동영상으로 제공되는 정보에 익숙한 e커머스 소비자들을 겨냥해 11번가에서 상품을 구매한 뒤 상품 구매 후기를 다양한 내용의 영상으로 올릴 수 있는 동영상 리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11번가의 동영상 리뷰 ‘꾹꾹’ 서비스는 실제 11번가에서 물건을 구매한 고객이 올린 생생한 동영상 구매 후기(리뷰)를 한눈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동영상 리뷰는 기존 사진이나 텍스트로 작성되는 후기에 비해 실제 크기와 사용방법, 착용 모습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1번가 앱 화면 상단 ‘동영상리뷰’ 탭을 통해 최신 동영상 리뷰부터 가장 많은 ‘꾹(좋아요)’을 받은 인기 동영상 리뷰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화면 자동재생, 더블탭으로 ‘꾹’ 누르기 등 모바일 환경에서 동영상 리뷰에 최적화된 화면과 구성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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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번가
    앞서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를 동영상으로 보면서 바로 해당 상품 페이지로 이동해 구매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꾹꾹’을 누른 인기 리뷰들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최신 상품들의 정보도 알아갈 수 있다.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리뷰를 남기는 사람에게도 인기 순위와 ‘꾹꾹’으로 공감을 얻은 횟수 등을 종합해 다양한 형태의 보상을 지급해 재미를 더했다.

    ‘꾹꾹’에 등록된 동영상 리뷰는 22만개를 넘었다. ‘꾹꾹’ 서비스는 론칭 후 동영상 기반의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원하는 해시태그, 검색, 추천 등 신규 기능들을 추가하면서 5월 기준 월 신규 등록 동영상 수가 5만 개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11번가에 동영상 리뷰가 달린 상품 수는 약 5만 개, 상품에 동영상 리뷰가 달리면 해당 상품의 페이지조회수(PV)가 급증한다. 동영상 리뷰가 1개 달렸을 때 평균 PV가 7300회, 5개의 리뷰가 등록된 상품은 평균 PV가 7만4000 회로 1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11번가는 지난 2월부터 매월 ‘뷰티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하고 있다. ‘화장품’ 품목으로 라이브 방송을 먼저 집중하는 이유는 화장품 특성 상 글과 사진만으로는 정보 전달이 부족하다고 판단, 온라인쇼핑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조성아뷰티’(2월), ‘에뛰드’(3월), ‘아이오페’(4월), ‘헤라’(5월)와 차례로 라이브방송을 선보였고 각 콘텐츠마다 뷰티 유튜버와의 협업도 진행했다.

    라이브방송이 끝난 뒤 방송에 나온 상품, 해당 브랜드의 연관 상품, 유사 상품들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프로모션을 연계한 점도 효과적이었다. 아이오페 프로모션을 시작한 4월 20일 첫날 오후 7시 방송 이후 시간대(19시~24시)의 화장품 거래 비중은 하루 거래 중 약 40%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11번가는 쇼핑 알고리즘을 분석해 개인별 맞춤 쇼핑 정보와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는 쇼핑 콘텐츠 전문관 ‘콘텐츠Lab’을 오픈했다. 패션, 뷰티, 식품, 리빙, 가전 등 15개 분야에 걸쳐 총 5000여 개에 달하는 쇼핑 콘텐츠를 모아 11번가 모바일 앱 상단에 있는 ‘콘텐츠’ 탭을 통해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 

    이런 11번가의 전략은 대범하다는 평가다. 현재까지 e커머스 분야에서는 거의 없던 새로운 실험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e커머스 분야에서 만년 2~3위에 머물던 11번가가 최근 독자적 경쟁력을 키우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번 비슷하던 e커머스 시장이 배송과, 온·오프라인 연계 등 각기 다른 길을 택하면서 11번가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