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3년간 법적 문제로 회사 마비 상태"수년간의 검찰 공세에 "매우 이례적" 평가블룸버그 "법원의 구속기각 결정, 이재용 부회장의 승리" 분석삼성 사법 리스크 지속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까지… 우려감 커져
  • ▲ 9일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귀가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종현 기자
    ▲ 9일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귀가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종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은 면했지만 3년 전부터 이어진 검찰 수사와 재판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신들도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가운데 사법 리스크까지 계속 떠안고 가야하는 이 부회장과 삼성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9일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 영장구속심사에 대한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번 판결로 구속을 면하게 된 이 부회장이 사실상 승기를 잡았지만 동시에 앞으로도 사법 리스크를 짊어지게 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8일부터 이날 새벽에 걸쳐서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과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10시간이 넘는 조사 끝에 서울구치소에서 판결을 기다리던 이 부회장은 구속 영장 기각으로 새벽 3시경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판결로 구속을 면했지만 해외에선 이 부회장이 계속되는 수사와 재판으로 사법 리스크를 안고가는 것 자체가 삼성그룹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우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년 간 이 부회장의 법적 문제로 회사는 거의 마비 상태"라고 표현하며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해쳐나가야 하는 이 부회장과 삼성에는 사법 리스크 연장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했다.

    장세진 싱가포르 국립대 교수는 WSJ에서 "이번 사건처럼 검찰의 공세가 수년간 이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말로 검찰의 삼성 표적 수사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더불어 삼성과 이 부회장이 회사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해소하기 위해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준법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전향적 변화 노력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구속 영장 기각 결정 자체를 '이재용 부회장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삼성에 큰 우려로 남아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 부재 시에는 M&A나 전략적 투자 등의 중요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WSJ과 마찬가지로 삼성과 이 부회장이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이례적으로 과거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직접 밝혔다"면서 회사와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인정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