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지난해 업소용 '버드와이저' 500㎖ 병 제품 선봬출시 1년 만에 M/S 저하로 유흥시장서 철수, 생산 가동 중단엠버 라거 '레드 락'도 단종… 오비맥주 "파일럿 출시였을 뿐"
  • ▲ 오비맥주는 최근 ‘버드와이저’ 500㎖ 병 제품을 유흥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 광주 공장도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오비맥주
    ▲ 오비맥주는 최근 ‘버드와이저’ 500㎖ 병 제품을 유흥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 광주 공장도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오비맥주
    오비맥주가 ‘테라’ 대항마로 유흥 시장에 선보였던 ‘버드와이저’ 500㎖ 병 제품을 단종시켰다. 제품 출시 1년 만이다. 

    22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최근 ‘버드와이저’ 500㎖ 병 제품을 유흥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이에 따라 오비맥주 광주 공장도 생산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오비맥주가 지난해 4월 버드와이저 대용량 제품을 출시한 것은 일반 음식점, 유흥업소 등 업소용 시장 공략을 위해서였다.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3월 신제품 ‘테라’ 500㎖ 병 제품을 출시하자, 인지도가 높은 ‘버드와이저’를 대항마로 출시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출고가까지 낮췄다. 오비맥주는 연말 성수기인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간 ‘버드와이저’ 500㎖ 출고가를 기존 1499.97원에서 1147.00원으로 23.5%가량 인하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의 ‘테라’의 돌풍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버드와이저의 출고가를 한시적으로 낮추고 유흥업소에 무료 맥주를 넣어주는 등의 이벤트를 했지만,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버드와이저 중에 생산 일자가 1년이 넘은 것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흥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던 오비맥주 프리미엄 엠버라거 ‘레드락(Red Rock)’이 500㎖ 병 제품 역시 생산이 중단됐다. 지난해 5월 출시된 ‘레드락’은 붉은 호박색을 띠는 엠버라거 스타일의 맥주로 진한 맛과 부드러운 밀도감이 특징인 프리미엄 라거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두 제품 모두 유흥 시장 반응을 점검하기 위해 파일럿으로 출시했던 것”이라며 “현재 버드와이저는 가정용 시장을 겨냥한 355㎖ 병 제품과 다양한 캔 패키지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는 데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 유흥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던 오비맥주 프리미엄 엠버라거 ‘레드락(Red Rock)’이 500㎖ 병 제품 역시 생산이 중단됐다. 지난해 5월 출시된 ‘레드락’은 붉은 호박색을 띠는 엠버라거 스타일의 맥주로 진한 맛과 부드러운 밀도감이 특징인 프리미엄 라거다. ⓒ오비맥주
    ▲ 유흥 시장을 겨냥해 출시했던 오비맥주 프리미엄 엠버라거 ‘레드락(Red Rock)’이 500㎖ 병 제품 역시 생산이 중단됐다. 지난해 5월 출시된 ‘레드락’은 붉은 호박색을 띠는 엠버라거 스타일의 맥주로 진한 맛과 부드러운 밀도감이 특징인 프리미엄 라거다. ⓒ오비맥주
    국내 맥주 시장은 현재 오비맥주가 평정한 상태다. 주력 제품인 ‘카스’를 앞세워 10여 년간 판매 1위를 지켜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굳건할 것만 같았던 오비맥주의 독주 체제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 전체 유흥 시장 판매율까지 고려하면 테라를 앞세운 하이트진로의 최근 맥주 시장 점유율이 40%까지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근거로 제시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지난해 9월 강남과 여의도, 홍대 등 주요 지역 식당의 맥주 점유율을 설문 조사한 결과 테라가 61%로 카스(39%)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1일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인 ‘클라우드’의 신제품을 내놨다. 클라우드의 알코올 도수는 5도인데, 이보다 0.5도 낮춘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선보인 것이다. 신제품으로 성수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오비맥주 역시 맥주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시장을 놓고 새판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카스'의 새로운 모델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발탁해 전열을 가다듬었다.

    패키지도 새롭게 단장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카스 고유의 푸른색 바탕에 더 커진 브랜드 로고를 대각선으로 배치해 젊음의 역동성을 부각했다. 또한 카스 고유의 청량하고 상쾌한 맛을 뜻하는 Fresh(프레시)를 하늘색으로 강조했으며 하단에는 금색 테두리를 둘러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내놨던 ‘오비라거’에도 공을 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오비라거는 지난해 10월 한정판 가정용 캔맥주로 출시했다가 소비자 호응에 따라 11월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한 제품이다.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가 하이트진로의 테라와 진로가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상황을 바꾸려면 ‘메가 히트’ 신제품을 선보여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맥주·소주 시장도 하이트진로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며 “경쟁사들로서는 대항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