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햄버거 시장 신제품 경쟁 치열신규업체 진출에 기존 업체도 버거 시장 진입배달 급증에 간편식 수요도 높아져 버거 시장 확장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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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버거 시장이 치열한 신제품 경쟁과 함께 활기를 띠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배달 수요도 늘고 있고, 신규 업체들의 진입에 기존 업체들의 지각변동까지 일어나 향후 국내 버거 시장의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까지 엿보이는 모양새다.

    25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9000억원에서 2018년 2조8000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배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진데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 등 신규 업체까지 공격적으로 나서며 성장세가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들어 햄버거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0년대 '반 패스트푸드 운동'으로 성장세가 주춤했고, 2010년대 들어서도 '햄버거병(용혈성 요독 증후군)' 파동 등과 함께 건강식 수요가 높아지면서 '정크푸드'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침체됐다.

    하지만 최근 국내 햄버거 업체들이 건강한 맛 찾기에 주력하면서 제품 라인업 다양화에 집중했다. 국내 식품 트렌드 변화로 간편식, 배달음식 등의 수요가 높아지자 신규 업체들의 진입도 늘어났고, 기존 외식 업체들의 햄버거 사업 분야 진출도 이어졌다.

    맥도날드는 최근 식재료와 조리 프로세스, 조리 기구 등 전반적인 과정을 개선해 더 맛있는 메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글로벌 이니셔티브 '베스트버거'를 국내에 도입했다. 맥도날드는 베스트버거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원하는 '더 맛있는' 메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달엔 소고기 패티의 풍미와 육즙, 치즈의 부드러운 맛을 3배로 살린 한정판 신메뉴 ‘트리플 치즈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세 장의 패티와 치즈로 구성된 버거로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버거를 주식으로 하는 해외에서 먼저 출시됐다. 

    롯데리아는 ‘시크릿레시피Ⅱ’를 6월한 달간 한정 판매하고 있다. 작년 출시 10일 만에 100만개가 팔려 롯데리아 40년 역사를 통틀어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던 디저트 지파이를 활용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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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업계 최초로 식물성 패티, 빵, 소스로 만든 '미라클버거'를 출시하기도 했다. 패티는 콩 단백질과 밀 단백질을 최적의 비율로 조합 시켜 고기의 식감을 그대로 재현했다. 소스는 달걀 대신 대두를 사용해 고소한 맛을 증가시켰고, 빵도 우유 성분이 아닌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버거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국내 외식업계에 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시장 트렌드를 반영하였다”며 “환경과 건강을 생각하는 다양한 식물성 대체 햄버거를 즐길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버거킹도 ‘칠리크랩통새우’, ‘칠리크랩버거’ 2종 및 칠리크랩 치즈프라이를 출시하며 신제품 경쟁에 가세했다. KFC은 시그니처 메뉴 ‘타워버거’를 이탈리안 스타일로 재해석한 신제품 ‘이탈리안타워버거’를 출시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미국 정통 수제버거 레스토랑 ‘자니로켓(Johnny Rockets)’은 '딥치즈' 신메뉴 2종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8월 국내에 '노브랜드 버거'를 론칭하기도 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론칭 9개월만에 30호점을 돌파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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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식품유통 및 제조사업의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 햄버거 가격을 기존 브랜드 대비 대폭 낮췄다. 여기에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신세계푸드는 향후 맛과 서비스의 품질을 더욱 높이고 동시에 지속적인 매장 확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려갈 계획이다.

    기존 외식업체들도 햄버거 사업에 진출하며 버거 시장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에프앤비는 수제 치킨버거 메뉴 ‘교촌리얼치킨버거’를 내놨다. 교촌리얼치킨버거는 오트밀로 반죽하여 튀겨낸 닭 가슴살에 각종 채소와 스모크 바비큐 소스로 맛을 낸 수제 치킨 버거로 신선채소와 치킨햄, 특제 소스 3종등이 두툼한 오트밀 닭 가슴살 패티과 어우러져 최상의 맛의 하모니를 이룬다. 치킨브랜드가 만든 수제 치킨버거인 만큼 완성도 있는 제품력을 내세우는 전략이다.

    피자알볼로를 운영하고 있는 알볼로에프엔씨는 ‘목동버거’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첫 가맹점을 오픈했다. 브랜드 리뉴얼 과정을 거친 목동버거는 부천시 중동에 첫 가맹점을 오픈하며 가맹사업을 본격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매장 수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맘스터치는 매각 이후 가격 인상 등으로 논란이 됐고, 노동조합과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며 여전히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맘스터치는 개학 시즌에 맞춰 맘스터치가 인기 버거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지만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은 가격인상 단행 이후 할인 프로모션인데다, 대표 제품인 '싸이버거'가 포함되지 않는 등 '보여주기식' 할인행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맘스터치의 운영사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올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늘리고 하반기에는 미국 진출 등을 꾀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 버거 브랜드인 '모스버거'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스버거는 최근 신제품 '리코타치즈와규버거&샐러드'를 시즌한정으로 출시하고 여름을 맞아 과일 소다 2종도 추가로 출시했다. 다만 일본 불매운동 이후 매출이 줄어든데다 야심차게 시작한 가맹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버거 시장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시장 구도 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업계 시각이 우세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버거 시장은 현재 신제품 경쟁이 치열한데다 신규 진입 업체들도 많아서 변화가 예상된다"며 "각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당분간의 전략 수립에 집중하면서 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