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G마켓·11번가·티몬 등 맞손백화점업계도 오픈마켓 입점 적극적오픈마켓 사업자 지위 강화 ‘독’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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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체들이 ‘적과의 동침’에 들어갔다. 기존의 대형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이커머스의 경쟁력이 커지자 경쟁사와 손을 잡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줄이고 유통망을 넓히기 위한 전략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G마켓, 11번가, 티몬  등 주요 이커머스에 입점해 당일배송이 가능한 신선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몰은 최근 11번가에 입점했고 홈플러스도 11번가와 G마켓 등에 전문관을 열었다. GS리테일의 SSM인 GS프레시는 11번가, G마켓, 위메프 등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슈퍼의 온라인전용몰 롯데프레시 역시 G마켓에 문을 열었다.

    백화점업계도 입점에 적극적이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 G마켓과 옥션을 시작으로 위메프와 티몬에도 들어가 있다. 현대백화점도 네이버쇼핑, G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에 입점해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11번가 등 오픈마켓 입점에 들어갔다.

    이러한 ‘협업’은 성과로도 톡톡히 이어지고 있다. 이마트몰 입점을 통해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11번가의 ‘오늘장보기’ 전문관은 한층 활성화됐다. 11번가는 이마트몰 입점 이후 5월 한 달간 거래액과 결제고객 증가율은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성비 높은 ‘노브랜드’, ‘피코크’의 간편 즉석식품이나 ‘자주’, ‘데이즈’ 등 주방용품, 언더웨어 카테고리도 거래 상위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11번가 측은 “매장에 가지 않고 모바일 쇼핑으로 간편하게 이마트의 전단행사 상품부터 PB브랜드 상품까지 원하는 시간에 당일 배송받을 수 있는 데다 T멤버십 할인, SK페이 포인트 적립 등 11번가만의 혜택을 활용해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어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 ▲ 11번가는 이마트몰 입점 이후 5월 한 달간 거래액과 결제고객 증가율은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11번가
    ▲ 11번가는 이마트몰 입점 이후 5월 한 달간 거래액과 결제고객 증가율은 평소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11번가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이유는 각 회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몰의 트레픽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판매액의 일정 요율을 지급해서라도 이용자가 많은 오픈마켓과 제휴를 통해 방문 고객을 늘리는 쪽을 택한 것이다.

    최근 들어 신세계와 롯데 등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온라인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이커머스 기업들이 10년 이상 쌓아 온 온라인·모바일 노하우를 단숨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이커머스 입장에서도 대형마트·백화점과의 제휴는 상품 가짓수를 늘리고 당일배송 등의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자체 물류센터와 점포를 바탕으로 당일배송이 가능한 대형마트와 제휴를 맺고 신선식품·생활용품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계산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중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온라인 시장에서 함께 경쟁하고 있는 오픈마켓의 상위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더 강화하는 결과가 될 수 있어서다. 소비자들도 오픈마켓에서 백화점 마트 물건을 다 살 수 있다면 굳이 개별 유통업체들이 운용하는 온라인몰로 갈 필요가 없다. 백화점, 마트 등이 독자적인 채널로 오픈마켓과 경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이 더욱 강화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생존을 위한 공존도 늘어가고 있다. 온라인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도록 외부 입점과 자체 채널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