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표준임대료·임대기간6년…도넘는 규제에 규제 더해與 앞다퉈 더 강한 법 릴레이 제출…부동산법 32건중 27건 강화심의 없는 의원입법, 정부발표 대책도 절반이상이 주정심 안거쳐
  • ▲ 청와대 다주택 공직자 교체를 촉구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정상윤 기자
    ▲ 청와대 다주택 공직자 교체를 촉구하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정상윤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가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규제법안 발의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한 의원이 규제법안을 발의해 논란을 일으키면 또다른 의원이 우려되는 부작용을 보완해 더 강력한 규제법을 다시 제출하는 식이다. 규제에 규제를 더하고 다시 규제를 얹는 일이 반복되면서 결국 시장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 윤호중 국회 법사위원장은 최고수준의 세입자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주거기본법·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지자체장이 매년 용도, 면적, 구조 등을 고려해 표준주택을 선정하고 표준임대료를 산정·공고하도록 했다.

    이 법이 통과되면 부동산 전·월세 계약시 임대인과 임차인은 정부가 정한 표준임대료를 기준으로 거래를 하게 된다. 표준임대료보다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상한선도 대통령령을 통해 정할 수 있다. 또 제도 도입 이전에 체결한 계약에 대해서도 임대료상한제를 적용하는 특례조항도 추가됐다.

    윤 의원은 또 임대 계약기간을 최장 6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임대차보호법도 강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임대차 3법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와 함께 임대차 5법으로 규제를 더한 것이다.

    법사위원장으로 당내 영향력이 강한 윤 의원의 법안까지 모두 국회를 통과하면 임차인은 ▲정부가 정한 임대료를 내면서 ▲원하는 만큼 임대기간을 요구할 수 있고 ▲계약을 갱신할때도 5% 이상 임대료가 오르지 않는다. 반면 임대인은 전월세신고제에 따라 임대료를 얼마를 받는지 계약기간은 어떻게 설정했는지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된 내역은 향후 과세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민주당 소속 국회 부의장인 김상희 의원은 임대차 기간을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임차인의 계약갱신 청구 기간을 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로 명시하는 내용의 임대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부의장은 "많은 국민들이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제도를 원하고 있지만 현행법으로는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보장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량감 있는 당 중진들이 잇달아 강화된 부동산 규제법안을 내면서 본격적인 의사일정에 돌입한 7월 국회에서 얼마나 법강화가 이뤄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야권 관계자는 "연이어 나오는 규제법안을 들여다보면 임대인이 직접 입주하거나 임차인의 과실없이는 무제한으로 임대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박주민 의원의 개정안은 오히려 약해보일 정도"라며 "내년 대규모 지방보궐선거와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에서 두곽을 나타내려는 여당 주자들의 무차별 법안 발의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 ▲ ⓒ송언석 의원실
    ▲ ⓒ송언석 의원실
    막무가내 부동산 규제 심의도 대충… 일단 던지고 보자?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접수된 121건의 법안 중 부동산과 관련된 법안은 32건으로 26%에 달한다. 뉴데일리경제가 발의된 부동산 관련 법안을 분석한 결과 이중 27건이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국토위뿐 아니라 기획재정위원회에도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는 등 각종 부동산 규제 법안이 산재해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달 국회 시정연설에서 "의원입법에 대해서도 자체적인 규제심사제도가 반드시 도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임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고 폐기되더라도 일단 발의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의원입법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국회 뿐 아니라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규제도 제대로된 심의를 거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위 소속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22차례의 주요 부동산 대책 중 12건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주택자 세 부담을 강화한 7·10 대책, 5·6 수도권 공급 대책(서울 용산 정비창 개발), 지난해 ‘10·1 대책’(법인 명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8·12 대책(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2018년 9·13 대책(종부세 대상 확대) 등이 주정심을 거치지 않았다.

    주정심은 주거종합계획 수립 변경과 택지개발지구의 지정·변경, 주택 공급·거래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심의에 부치는 기구다. 주정심은 2015년 출범 이후 총 29차례 열렸지만,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한 대면회의는 단 2번에 그쳤고, 나머지 27번은 서면 심사로 대체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은 중요한 이유는 공급대책의 부재"라며 "어떤 대책을 내놔도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으면 가격은 오르게 돼 있다"고 했다. 그는 "서울 도심지 노후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 재개나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주택청약제도도 세대별로 안배해서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