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업체당 30만원까지 허용…중복 가입 시 카드사용 감소 예상결제시장 과열로 카드업계 신판 수익 감소·조달금리 상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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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업체들도 앞으로 ‘소액 후불결제’가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국내 간편결제업체들이 월 30만원 한도까지 소액 후불결제를 허용하는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관련 개정 법안은 올 3분기 내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이로 인해 신용카드사의 카드승인 실적에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인당 신용카드 보유 수는 3.9장이다. 월평균 사용금액은 60만원 정도 된다. 카드사용자들은 보통 메인카드와 서브카드를 번갈아 사용하며 카드 혜택을 누리는 편이다. 일반적인 카드상품의 전월 실적이 30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30만원을 초과한 금액은 서브카드를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서브카드의 경우 일반적으로 특정업종 할인에 집중된 메인카드와 달리, 전 가맹점에서 1%가량 할인과 적립되는 카드를 선택한다. 문제는 서브카드의 혜택이 간편결제 업체가 제공하는 혜택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예컨대 네이버페이의 경우 우선 포인트 적립 시 충전금액의 3%를 추가 제공한다. 여기에 네이버페이 사용 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 ▲MY 단골 스토어 쇼핑 등 통해 온라인 결제 시 적립금은 최대 9%(월 20만원 한도)까지 올라간다. 카카오페이도 매달 여러 가맹점과 제휴해, 다양한 할인·적립 이벤트를 진행한다. 

    결국 혜택이 적은 카드사들의 서브카드 상품들이 도태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또한 간편결제 시장의 무서운 성장 속도 역시 카드업계를 위협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기업들의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거래가 늘어나면서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와 카드업계 관계자들도 이번 규제 허용은 장기적으로 카드사들의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간편결제업체와 경쟁으로 카드사들의 주수익원인 신판(신용카드) 수익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 또 카드사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해 카드사들의 조달금리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카드사들이 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강력한 플랫폼 기업이 ‘후불결제’마저 허용된다면, 장기적으로 카드고객들의 카드사용 횟수와 금액이 줄어들 우려가 크다”며 “업계간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