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긴 장마에 타격…패션 시장 분위기 반전 나서수영복·비치웨어 판매↓·가디건 니트 판매↑예년比 1주일서 한 달 신상품 출시 앞당겨
  • ▲ 구호플러스 20년 가을 시즌 컬렉션 ⓒ삼성물산 패션부문
    ▲ 구호플러스 20년 가을 시즌 컬렉션 ⓒ삼성물산 패션부문
    패션업계가 가을장사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장마가 길어지면서 여름 장사를 접고 가을·겨울(F·W) 시즌 신제품을 예년보다 앞당겨 출시하고 있는 것. 업계는 가을 신상품을 미리 출시해 침체된 패션 시장에 분위기 전환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20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달(7월19일~8월18일) 남성 반바지, 남성 수영복, 여성 비치웨어의 판매는 전년보다 각각 23%, 32%, 7% 감소했다. 반면 이 기간 서늘한 가을바람을 막아줄 여성 바람막이 점퍼, 라운드 가디건은 각각 317%, 167% 증가했다. 남성용맨투맨과 라운드 니트는 전년대비 각각 405%, 97% 신장했다.

    이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구호플러스는 이달 초 리플렉션을 주제로 20년 가을 시즌 컬렉션을 출시했다.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미니멀 스타일을 볼륨 핏, 크롭 기장이 강조된 실루엣과 소재 패치, 비대칭 등 독특한 디테일을 활용해 구호플러스만의 젊은 감성으로 풀어냈다. 뉴트럴(중성의) 색상에 그린·블루를 포인트로 적용한 재킷, 트렌치 코트, 원피스, 블라우스, 슬랙스 등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였다.

    LF는 F·W 시즌 신상품을 앞당겨 출시했다. 이는 예년보다 판매시기를 1~2주 가량 앞당긴 것이다.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지난달 말 울니트, 코듀로이 캐시미어 혼방 캐주얼 점퍼, 구스다운 양면 조끼, 캐시미어 코트, 양가죽 점퍼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기간 헤지스도 울 혼방 팬츠, 야상형 점퍼, 울 가디건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컷은 지난달 14일부터는 전국 매장에서도 간절기 컬렉션 판매를 시작했다.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빠르다. 경량 패딩 외 니트웨어, 원피스 등 가을 상품들도 대거 선보였다. 신상품에 대한 고객 반응을 미리 확인하고 소비자들에겐 할인 혜택을 주기 위해 출시를 앞당겼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제로투세븐의 알로앤루·알퐁소는 지난달 말 F·W 상품을 출시했다. 봄·여름(S·S) 시즌에 여름 의류 판매 시기가 2주 이상 빨라지는 등 소비자들이 의류를 구입하는 시기가 더욱 앞당겨진 것을 고려해 일찌감치 F·W 시즌 신상품을 선보인 것이다.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실내복부터 이너 웨어, 니트웨어 등 다양한 상품들을 출시했다.


  • ▲ 20FW 코스토니 플리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 20FW 코스토니 플리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본격적인 성수기를 앞두고 아웃도어업계도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였다. 노스페이스는 보온성은 물론 통기성, 수분 배출력 및 온도 조절 기능이 탁월해 맨발로 착용해도 쾌적함을 제공해주는 친환경 울 슈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노스페이스의 스테디셀러 클래식 울 스니커즈의 후속작이다. 슬립온에서 옥스포드화까지 다양한 스타일은 물론, 기존의 블랙 외에도 브라운, 다크 그린 등 새로운 컬러를 더해 출시됐다. 특히 이번 신제품에 자연에서 생분해가 가능하고 일반 합성 섬유보다 제조 공정에서 환경에 주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메리노 울을 제품 갑피(겉감)와 인솔(안창)에 적용했다. 

    K2는 소재 다변화 및 고급화, 논퀼팅 및 푸퍼 등 겨울 다운 스타일을 다각화하고 F·W 필수 아이템으로 부상한 플리스 제품군을 소재, 길이, 실루엣 등으로 구성을 세분화해 대거 출시했다. 이와 함께 혁신적인 다운 압축 기술을 적용한 씬에어 다운을 주력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K2는 F·W 시즌 신상 플리스, 다운 및 신발 구매 시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다음달 20일까지 진행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FW 아우터 3종 출시를 기념해 오는 31일까지 특별한 구매 혜택을 제공하는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롱 다운과 숏 점퍼, 플리스 재킷 등 겨울 신상품 구매 시 최대 8만원 할인 혜택을 주고, 4만원 쿠폰을 제공한다. 

    주요 패션업체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여기에 장마까지 겹치며 비수기인 여름철 의류 수요가 더 급감하자 가을 장사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770억원,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4%, 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오롱FnC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14% 감소한 2334억원, 68억원을 기록했다. 한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4%, 5.5% 감소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F·W 시즌 의류는 이달 말에서 9월 초에 출시되지만 올해는 출시 시기가 앞당겨져 7월 말부터 8월 초에 F·W 시즌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패션업체들이 여름에도 장마로 부진을 겪자 가을 신상품을 미리 출시하며 전환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