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실적 악화에 화장품업계까지 번져디올·펜티뷰티·입생로랑 등 수입명품브랜드브랜드별 아예 없애거나 수량 대폭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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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가 면세점에서 1인당 구매 제한 조치를 잇달아 완화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주력 판매 채널인 면세점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3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디올은 이달 한시적으로 온라인 면세점 1인당 메이크업·향수 품목의 구매제한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품목별 최대 12개, 브랜드당 제한 수량을 60개로 늘렸다. 그동안 품목별 4개, 브랜드당 20개만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해왔다.

    펜티뷰티는 지난달 26일부터 품목별 5개, 브랜드당 40개에서 품목별 10개, 브랜드당 49개로 확대했다. 베네피트도 기존의 품목별 수량 3개 제한을 아예 없앴다.

    면세점 화장품 매출 상위 브랜드로 꼽히는 입생로랑도 지난달 18일부터 가세했다. 1인당 3개 품목을 5개만 구매할 수 있었다면 5개 품목에 한해 8개까지 구매가 가능해졌다. 클리란스도 지난달 5일부터 3개에서 구매 제한 수량을 아예 없앴다. 랑콤·프레쉬·메이크업포레버 등 구매 제한 수량을 완화했다.

    그동안 해외뿐 아니라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1인당 구매 제한을 해왔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궁)들이 면세점에서 화장품을 대량으로 구매해간 뒤 저렴하게 팔아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해서다.

    업계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이같은 움직임은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봤다. 고급 이미지에 타격을 주면서까지 구매 제한을 완화한 것은 매출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주력 판매 채널인 면세점업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한국를 방문한 내·외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했고 특히 중국인 따이궁도 국내에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정부가 내놓은 민생·경제 종합대책 관련 자료에 따르면 면세점 매출액은 1월 3주째 전년 동기대비 14.3%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1월 4주째 23.4%, 2월 1주째 42%, 2월 2주째 38.4%, 2월 3주째 40.4% 감소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업체의 2월 매출은 1월과 비교해 50%가량 감소하는 추세"라며 "중국 소비심리 악화와 출입국 활동 기피로 내·외국인 매출이 모두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월에도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지 않는다면 매출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화장품업계는 면세점의 판매 비중이 높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면세점 내 화장품 매출 규모는 지난 2016년 50%(12.5조원), 2018년 60%(19.4조원), 2019년 65%(24.86조원)까지 늘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급감뿐만 아니라 내국인의 국내 여행활동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면세점 채널의 악화가 화장품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각 브랜드들이 생존을 위해 일시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