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이E&S 자국 신조 생산 중단, 중국 합작사 집중COSCO-MOL,LNG 및 에탄 가스 운송 프로젝트 협력중국·일본發 수주 독식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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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일본 조선사가 LNG(액화천연가스)선 강자인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선박 시장 수요를 주도하고 있는 LNG선 분야에서 한국 조선사가 우수한 기술력을 앞세워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고 신규 LNG선 발주를 중국 조선소에 몰아주는 등 견제에 나서는 것이다. 

    21일 일본 특수선 전문업체 미쓰이E&S는 자국에서의 신조 생산을 중단하고 향후 중국 최대 민영조선사 장수뉴양즈장과 운영하는 합작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장 조선사 문은 닫지 않고 현재 보유한 4척의 벌크선 건조는 2021년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경쟁력 없는 일본 조선사 생산 철수는 다행이지만, 중국과의 협력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합작사가 소형 LNG운반선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한국 조선사의 기술력을 따라잡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말 중국 내 합작조선소 건립에 착수하고 관련 협력을 시작했다. 중국과 일본 조선업계가 합작사를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수뉴양즈장과 미쓰이E&S의 합작사는 설립 당시부터 LNG운반선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같은 경쟁국들의 협력은 한국과의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향후 시황이 회복돼 선가가 맞지 않더라도 부담이 적다는 장점과 더불어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은 일본이 가진 원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문제는 올해부터 중국과 일본의 협력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조선업계도 마냥 구경만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 조선소가 자국 물량을 통해 추격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중국과 일본이 앞으로 신규 LNG선 발주를 중국 조선소에 몰아주게 되면 수주 활동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LNG선 기술력에 있어서는 여전히 한국이 글로벌 1위인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은 2018년 LNG선 수주점유율이 88%에 달했고 지난해도 80%로 대부분의 물량을 쓸어담았다. 최근 3년(2017~2019년)간 전 세계 선사가 발주한 LNG선 124척 중 118척을 수주했다. 

    앞으로도 LNG선 경쟁력은 여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에 카타르를 비롯해 러시아 모잠비크 등의 LNG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면 한국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하반기에 수주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면서 중국의 일본의 견제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선 기술력은 한국이 가장 우수한 만큼, 환경규제에 맞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은 더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이라며 "이를 따라잡기 위한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한국 조선사들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은 이에 앞서 지난해 중국 1위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과 일본 3대 해운사인 MOL이 LNG 및 에탄 가스 운송 프로젝트 협력을 확대하는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중국 COSCO와 일본 MOL은 협력을 통해 북극해 LNG 개발사업인 야말 프로젝트 등 신규 LNG 운송계약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각 나라별 견제도 심화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말 양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와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의 합병을 마친 상황이다. 두 기업이 합쳐진 중국선박그룹(CSG)의 총자산 규모는 1120억달러, 직원 수는 31만명에 이른다. 

    일본 쯔네이시는 미쓰이E&S조선 지분을 일부 인수해 합병한다. 양측은 연말 전에 합병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며 오는 2021년 10월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의 수주량은 57만CGT로 발주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선박 발주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조선사들의 출혈경쟁이 심한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재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선소들의 생존을 위해 합병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