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파운드리 점유율 더 키우는 TSMC'갤20 부진' 삼성 점유율 소폭 하락 예상삼성, IBM 차세대 CPU 수주 추격 시작한… 외부고객사 확보 '고삐'7나노 CPU 자체 생산 포기 인텔, 위탁생산 '만지작'삼성, 새 공급관계 '기대감'...파운드리 '판' 바꾸기 '첫 발'
  • ▲ 삼성전자의 기존 시스템반도체의 평면 설계(오른쪽)와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기존 시스템반도체의 평면 설계(오른쪽)와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지만 독보적인 시장 1위 TSMC도 좀처럼 자리를 내줄 여지를 주지 않고 있다. 최근 삼성이 IBM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위탁생산을 맡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이미 오랜기간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공고히 자리잡은 대만 기업을 꺾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반도체 최강자 인텔이 차세대 7나노 CPU 자체 생산을 포기하며 업계 판도가 새롭게 짜여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존에 협력하던 TSMC 대신 삼성을 새로운 칩 공급사로 택하게 되면 파운드리업계 철옹성을 허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관심이 커진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TSMC는 지난 2분기 보다 점유율을 더 키워 전체 파운드리 시장의 53.9%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분기 기준 TSMC 점유율은 51.5%였지만 여기서 3분기에 2.5%포인트 가량 매출을 더 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존에도 독보적인 시장 1등인 TSMC가 점유율을 늘리는 3분기에 2위인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점유율이 1.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18.8%까지 높였던 점유율을 3분기에 17.4%까지 떨어뜨리지만 여전히 3,4위와의 격차는 유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시장 전망은 최근 공격적인 투자로 파운드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삼성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내용일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최강자인 삼성이 상대적으로 뒤늦게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른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언한지 1년 여가 흐른 상황이지만 생각보다 파운드리 분야의 철옹성은 공고했다.

    더구나 최근 삼성이 파운드리업계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IBM의 차세대 CPU 위탁생산을 맡게 되며 분위기가 달아오른 상황에서 이 같은 전망은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구체적인 수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IBM이 삼성의 파운드리 기술력을 인정하며 차세대 핵심 제품 생산을 맡겼다는 점 자체가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환영할만한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은 100조 원 단위의 10년 투자를 이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자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을 생산하는데서 파운드리 매출의 대부분이 나오고 있다. 퀄컴이나 엔비디아, 바이두, IBM 등의 세계적인 팹리스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지만 아직까진 내부 매출 비중이 높은게 현실이다.

    올 3분기 뿐만 아니라 당분간 삼성이 매출과 점유율 측면에서 TSMC를 바짝 따라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더구나 최근 몇 년동안의 상황처럼 삼성의 '엑시노스'와 같은 자체 칩이 탑재되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적어지면 자연스럽게 파운드리 사업도 빛을 보기 힘든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파운드리업계가 장기적으론 전체 판이 뒤집힐만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는 상태다.

    특히 오랜기간 반도체업계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는 인텔이 7나노 미세공정 단계에서 사실상 생산 포기를 선언한 것이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인텔은 이미 발표했어야 했던 7나노 CPU 신제품 공개를 연거푸 미루는 동시에 이를 위탁생산할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받았다.

    인텔이 위탁생산을 맡기게 된다면 그 대상은 시장 1등인 TSMC가 될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 다수의 의견이다. TSMC는 이미 인텔과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경험도 있고 대만 언론들을 통해 인텔이 TSMC와 7나노의 최적화 버전인 6나노 프로세스로 위탁생산을 하기로 했다는 말들도 흘러나왔다.

    반면 삼성이 인텔의 새로운 파운드리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꾸준히 제기된다. 인텔과 CPU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AMD가 앞서 TSMC와 7나노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칩 설계 등의 보안 문제가 가장 중요시 되는 파운드리업의 특성 상 인텔이 경쟁사를 피해 삼성이라는 새롭게 떠오르는 위탁업체를 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게다가 삼성이 최근 7나노 이하 미세공정에서 극자외선(EUV)을 도입해 TSMC를 능가하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점이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결정적 무기가 될 수 있다. 앞서 IBM이 이 같은 점을 들어 삼성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 또한 인텔에 좋은 레퍼런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분간 파운드리업계의 눈은 인텔 7나노 칩 수주전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과 TSMC가 엄청난 점유율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텔건을 수주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