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재 합의일 'D-Day'… '합의 무산' 가능성 높아과기부, 중재 위한 '임시 위원회' 개설 계획 내놨지만…'정보 공개' 투명성도 걸림돌… 해당 논란 '장기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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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사용료를 놓고 갈등 중인 딜라이브와 CJ ENM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 정해준 합의 마감일인 금일 원만한 합의에 이를 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양사가 과기정통부의 중재안을 따르게 되어 있는데, 정부가 해당 중재안을 만들고 양사가 그것을 수용케 하는데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걸려 관련 논란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CJ ENM, 딜라이브 담당 임원들과 콘텐츠 사용료 관련 중재에 나섰지만, 궁긍적인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서로 요구안이 상이해 접점을 찾지 못했고, 다만 미봉책으로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송출중단)' 사태만 막았다.

    해당 이슈의 시작은 앞서 CJ ENM이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CJ ENM이 최근 5년간 콘텐츠 사용료를 동결했다며 20% 인상안을 IPTV, 케이블TV 업계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기업 절반은 해당 인상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딜라이브를 포함한 일부 플랫폼 기업들은 관련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CJ ENM 측은 tvN과 OCN, 엠넷 등 총 13개 채널에 대한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딜라이브 측은 이미 프로그램 사용료 예산 중 25%를 CJ ENM에 지불하고 있으며, 케이블TV 가입자 감소세 속 콘텐츠 사용료를 과도하게 높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케이블TV 업계를 배려해 원만한 폭의 사용료 인상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임시 중재안'을 내놨고, 양사는 해당 내용을 받아들였다. 내용은 ▲딜라이브와 CJ ENM은 프로그램 사용료 수준에 대해 8월 31일까지 원만히 합의할 수 있도록 협상한다 ▲8월 31일까지 서면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양사는 과기정통부의 중재안에 따른다 ▲양사는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채널을 계속 송출한다 등이다.

    지난 28일까지도 양사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주말(29일~30일)을 보낸 오늘 관련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그러나 과기정통부 등 일부 업계는 금일 양사간 합의가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데 힘을 싣고 있다. 관련 이슈 발생 후 양사간 접점을 찾는 움직임이 그렇게 크지 않았고, 이에따른 사용료 인상폭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임시 중재안'에 '양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정부 중재안에 따른다'는 내용을 넣었지만, 자체적인 중재안을 미리 만들어놓지는 않았다.

    협의가 안될 것을 염두해 중재안을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바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중재안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아보인다. 정부의 강제력이 어느정도 행사되기는 하나, 양사의 의견없이 중재안을 만들지 못할 뿐더러,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위원회 개설 등 객관적인 절충안 찾기에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재안을 만드는 과정에 있어 객관적인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과기정통부가 외부 전문가들을 초빙해 '임시 위원회' 개념의 팀을 꾸릴 가능성도 있다"며 "최근 '지상파 재송신료' 문제 관련해서도 외부 인사들로 위원회를 꾸린 바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사가 각사의 정보 공개를 얼마나 투명성 있게 할지도 의문이라 이 역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양사가 예컨대 시청율, 가입자 등등의 수치를 공개하며 각사의 논리를 펴나갈텐데, 서로가 상대방 기업공개 수치를 인정하며 얼마나 물러설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계속해서 의견 평행선을 달린 양사이기에 상대기업 정보에 대한 불신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는 이번 선례로 'SO-PP'간 추가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웨이브, 넷플릭스 등 국내외 OTT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PP들은 자신의 콘텐츠를 실을 수 있는 플랫폼이 늘었다"며 "그동안 정해진 플랫폼에 태우기 위해 저자세를 취했다면 이젠 자체 제작 역량을 기반으로 본인들이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PP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 속에서 이 같은 갈등이 또 발생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신속히 봉합시킨 후 콘텐츠 사용료 산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법제화해 해당 논란이 다시는 일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