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리더십 공백 속 올해 첫 '대행산불' … 진화율 70%→30%대 역행산림청 산불 대응력 의구심 증폭 … "동시다발적 산불 초기 대응에 한계"소방당국의 '적극적 개입' 필요성 대두 … "인력·장비·전문성 고려해 일원화해야"
  • ▲ 지난 21일 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22일 오전 9시현재 산 정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1일 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22일 오전 9시현재 산 정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뉴시스
    경남 함양 산불이 이틀 만에 '대형 산불'로 격상됐으나 산림당국의 진화율은 오히려 30%대로 뒷걸음질 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급조된 리더십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소방청에 산불 진압 주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수장의 만취 운전 사고로 '리더십 공백'에 빠진 산림청이 야간 비행 불가 헬기 도입과 인력 고령화 등 조직의 고질적인 전문성 논란도 재점화하며 16만명의 전문 인력과 체계적인 장비를 갖춘 소방청 중심의 국가 재난 대응 체계 개편안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 함양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진화율이 32%로 줄었다. 산불영향구역은 226㏊이며, 화선 길이는 7.85.㎞로 늘어났다. 당국은 전날 밤 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지만 한때 70%까지 도달했던 진화율은 급감했고, 밤새 강풍 탓에 약 10시간 만에 산불영향구역은 두 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현장에선 산불진화대원들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산불 방재의 총책임자인 김인호 전 청장이 전국적으로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 '산불조심기간'에 만취 운전 사고를 내면서 기관의 이미지는 실추됐다. 특히 수장 공백이 생긴 산림청은 박은식 차장이 직무대리 역할을 하고 있으나, 올해 첫 대형산불 대응에서 '급조된 리더십'에서 전략 수립과 현장 지휘의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단 우려마저 나온다. 

    산림청으로선 최근 야간 비행이 제한되는 헬기 도입 논란 등으로 기관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점도 부담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김 전 청장을 강하게 질책한 바 있다. 산불이 주로 야간에 확산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장비·운용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특히 대구안실련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국에 1만1000여 명의 산불 진화대가 있는데 95%가 재정 일자리 사업으로 지원된 일용직이었다. 이마저도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대부분이고 나머지 104명의 공중진화대와 435명의 특수 진화대원이 전국을 맡고 있어 동시다발적 산불 초기 대응을 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란 지적이 있었다.

    반면 소방청은 소방청장을 비롯해 모든 공무원이 소방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으로 전국에 6만7000여 명의 전문인력과 소방장비를 갖췄다. 특히 산불 진화대와 비교할 수 없는 의용 소방대가 9만5000명에 달했던 만큼 산불 초기 진화를 위해서라도 산림청에서 화재 대응 전문가로 구성된 소방청으로 업무 이관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커졌다.

    이 가운데 소방당국은 전날 밤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했다. 전북에서 펌프차 6대와 물탱크차 2대, 전남에서 펌프차 11대와 물탱크차 2대를 긴급 투입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지상 진화 역량이 보강되면서 확산 저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산불 국면마다 소방 인력이 전면에 나서는 현실을 들어, 정치권에서의 구상대로 산불 대응 주관 부처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이 지난달 19일 대표발의한 '산림재난방지법' 개정안은 소방 당국이 산불 진압의 주도권을 갖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리더십 공백과 현장 진화 난항이 맞물린 이번 사태가 산불 대응 체계 개편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산불은 특정 시기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산불 전담 인력을 따로 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소방청에 산불 업무를 이관하면 인력과 장비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