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리케인 여파 공급 차질운임 상승세… 아시아 LNG 스팟 열량단위 당 3.95달러 조선업계 긍정적 영향… 대형 LNG프로젝트 계획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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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액화천연가스(LNG)선 시장이 최근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미국 허리케인 등 여러 외부 요인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계속되면서 스팟(현물)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이에 상반기 저조한 수주 실적을 기록한 국내 조선업계에도 하반기 들어 LNG선 수주 등으로 호재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1일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LNG 수급상황을 나타내는 아시아 LNG 스팟 가격은 지난주 열량단위(MMbtu)당 3.9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5월 말 LNG선 시장 침체로 1.85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는 지난달부터 이어진 공급 부족 현상에서 비롯됐다. 글로벌 LNG선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며 가격 상승 요인이 없었지만 세계 5위 석유사인 미국 셰브런의 플랜트 유지보수 작업이 길어짐에 따라 스팟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러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주요 LNG 공급 국가인 미국이 허리케인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에서는 허리케인 '로라'가 27일 상륙해 최소 14명이 숨졌다. 80만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주민 58만명이 대피했다.

    이에 미국 최대 LNG 수출업체와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 경계에 위치한 LNG 수출터비널도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허리케인은) 단기 LNG 시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운임 단기 반등과 함께 조선업계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LNG선 시장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내 조선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LNG선에 대한 수요뿐만 아니라 하반기 수주를 기대 중인 대형 LNG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 또한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코로나19로 LNG 수요가 크게 둔화되면서 업계에선 LNG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6월 LNG 수출량을 75만톤으로 줄이고 LNG선 출항 계획도 전면 취소하는 등 수출량을 크게 줄인 바 있다. 

    국내 조선업계도 LNG선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정식 건조 계약은 아직 이뤄지지 않아 방심할 수 없다.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카타르 페트롤리움(QP)과 23조원 규모의 LNG선 슬롯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선주사가 미리 조선사의 도크 자리를 예약하는 가계약 형태다.

    공급 부족 현상 외에도 호재는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LNG선 발주 기대감이 덩달아 커지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LNG선박 연료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 덕분에 선주들이 LNG 추진 사양의 선박 발주를 늘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조선 3사는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에 이어 하반기에 모잠비크, 러시아가 초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8일 해상풍력설치선 건조의향서(LOI)를 해외 선사인 스콜피오 벌커스와 체결하면서 10년만에 설치선 수주 성공 기대감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모잠비크, 러시아, 내년에는 카타르에서의 발주가 지속돼 수주 가뭄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LNG선 시장 상황이 좋아져야 계획대로 수주 목표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