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투자의향서 발송… 10곳과 협상 중연말 예상 부채 4000억… P플랜·DIP 조달 불투명한성항공·한진해운 등 실패 사례 많아
  • ▲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 뉴데일리경제
    ▲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 뉴데일리경제
    이스타항공이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회계 실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원매자에게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법정 관리를 전제하는 ‘사전 회생 계획안(P-플랜)’을 바탕으로 한다.

    이스타항공은 1일 현재 10곳의 인수 희망자와 재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4곳은 일반 기업이며, 이 중 1곳은 항공 연관 업종이다. 나머지 6곳은 중대형 사모펀드다. 매각 주관사는 이르면 이번 주 이들에게 투자 의향서를 발송한다.

    이번 매각은 기업회생(법정관리)를 전제로 이뤄진다. 현 경영진은 새 투자자를 확보하는 대로 관련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투자자 없이 회생을 신청할 경우 법원으로부터 청산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투자자 확보 후에는 회생 기업 대출(DIP 파이낸싱)을 활용한다. 업계는 국토부 운항증명(AOC) 재취득, 각종 미지급금 해결 등 이스타 재운항을 위한 최소 비용으로 1000억원 가량을 추산한다. 이스타는 관련 비용을 DIP를 통해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관련해 시장은 우려를 표한다. DIP는 이율 20~30% 수준의 고금리 대출로, 조건으로는 안정적인 담보가 고려된다. 해외에서는 델타, 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DIP로 회생에 성공했다. 

    눈에 띄는 국내 사례는 한진해운이다. 지난 2016년 법원은 한진해운에 회생 판단을 내리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DIP를 요청했다. 당시 요청 금액은 700~800억원으로 알려진다. 산은은 이를 거절했다. 지원 후 회생 가능성이 적은 데다 담보가 충분치 않아서다.
  • ▲ 임금체불,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이스타 노조 ⓒ 뉴데일리경제
    ▲ 임금체불, 구조조정 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이스타 노조 ⓒ 뉴데일리경제
    업계는 이스타를 같은 시각으로 바라본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이스타는 전 항공기를 리스로 운용해 담보로 활용할만한 자산이 없다. 수익창출원인 국내외 30여 개 노선은 이미 국토부에 반납했으며, 재취득엔 수백억이 든다.

    체불 임금과 협력사 미지급금 등이 쌓여가는 것도 리스크다. 지난 1분기 기준 이스타항공의 총부채는 220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지 오래다. 업계는 올 연말 이스타의 부채가 4000억원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델타, 유나이티드 등 해외 DIP 성공사례는 미국 대표 항공사로서 성장성, 미래 투자가치를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며 “같은 지표를 활용했을 때 과연 이스타가 좋은 평가를 받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원매자 실체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재매각 자체가 국토부가 주문한 ‘플랜B’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토부는 제주항공과의 거래 무산 후 “이스타 자체 계획 수립 후 지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업주 이상직 민주당 의원을 향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결정이라는 시각도 상당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이 오래 이어진 이스타는 단기 유동성 문제로 DIP 절차를 밟는 타 기업 사례와 다르다”면서 “인수 희망자 등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아 정부·채권단 등 제3자 도움을 끌어내기 위한 시그널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관련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주관사를 통한 회계 실사를 진행 중이며, 새 투자자 윤곽까지 30~45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일반 기업, 사모펀드를 포함해 총 10곳과 협상 중”이라고 반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