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앱 마켓 출시 후 30% '高수수료' 고수애플 이어 구글도 '인앱 결제' 강제 예고 논란에픽게임즈 '신호탄'에 국내 반발 움직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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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픽게임즈는 모든 유저와 개발자의 기본적인 자유를 원한다"(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에픽게임즈와 구글·애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국내에서도 글로벌 앱 마켓 수수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양사 앱 마켓의 '고(高)수수료' 정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IT업계에선 반발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에픽게임즈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의 높은 수수료 정책 등과 관련, 애플과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했다.

    에픽게임즈가 자사 대표 타이틀 '포트나이트'에 구글·애플의 인(in)앱 결제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하자 해당 앱 마켓에서 삭제 조치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현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애플은 애픽게임즈의 개발자 계정까지 차단하는 등 보복 성격의 조치까지 행한 상태다.

    지난 2008년 각각 앱 마켓 서비스에 나선 구글·애플은 현재 전 세계 진출 국가를 대상으로 인앱 결제를 통해 30%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용자가 앱 마켓 입점 기업의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1000원을 결제하면 이 중 300원을 수수료로 챙기는 방식이다. 

    그간 이 같은 정책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지만, 양사가 수수료를 통한 개발자 지원 및 인앱 결제에 따른 안전한 결제환경 제공 등을 앞세운 채 기존 정책을 고수하면서 관련업계에선 불문율로 여겨져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가 일찍이 거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사실상 입점 기업들로서는 반기를 들 수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특히 모든 국가에서의 동일한 수수료를 강조하면서 입점 기업들도 점차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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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모바일산업협회
    앱 결제금액의 3분의 1 수준을 수수료로 받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매년 매출의 상당부분을 지출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앱 마켓을 통한 매출이 크면 클수록 수수료도 늘어나는 구조로 기업들의 지출 부담도 높다. 앱 마켓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게임을 통해 9000억원, 넷마블은 1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둔 바 있다. 각 사는 구체적인 앱 마켓 수수료 내역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해당 기간 IP(지식재산권) 로열티 등을 포함한 지급수수료만 각각 2900억, 55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에 비례하는 수수료에 따라 중소게임사 또는 스타트업의 경우 더 큰 부담이 예상되지만, 양대 앱 마켓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고려하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모바일산업협회가 실시한 '2019 모바일콘텐츠 산업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 앱 마켓의 점유율은 각각 63.4%, 24.4%다. 전 세계 시장으로 범위를 확대할 경우에는 90%를 훌쩍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애플에 이어 구글까지 모든 콘텐츠에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내용의 정책 시행을 예고하면서 관련 기업들도 즉각 반발의 목소리를 내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은 구글의 이 같은 정책과 관련,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에 면밀히 조사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진정서 및 신고서 등을 제출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또 다른 앱 마켓인 원스토어로 발길을 돌리려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그간 구글·애플의 암묵적 압박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수료율이 낮은 원스토어 입점에 부담을 느껴왔지만, 최근 논란에 따라 기업들의 입점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인앱 결제 외 다른 결제수단을 이용하는 앱 사업자는 강제로 시장에서 퇴출당하게 되고, 소비자에게 부과되는 모바일 콘텐츠 이용요금이 증가되는 등 이용자 이익이 저해될 것"이라며 "이는 K-콘텐츠 성장은 물론 최근 편리하고 다양한 혁신적인 결제서비스가 등장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분야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