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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이 기업분할을 통해 내년 1월1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난 10일 대림산업은 '지주사·건설·석유화학' 3개사로 분할하는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기존 대림산업을 건설사업부 '디엘이앤씨(가칭)'와 지주사 역할을 할 '디엘'로 인적분할하고, 디엘에서 석유화학부 '디엘케미칼(가칭)'을 물적분할하는 방식이다.
기존 주식은 분할비율에 따라 디엘과 디엘이앤씨가 각각 44%, 56%로 나뉘며 신설되는 디엘케미칼 지분은 디엘이 100% 소유한다.
금융권은 이번 대림산업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주목하고 있다.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을 따로 떼어내 그동안 저평가 받던 기업이미지를 해소하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후 각 회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해보면 목표주가의 상향 여지가 존재한다. 이번 분할을 통해 대림산업 등 주요 자회사들의 지분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각 사업부의 구체적 전략이나 배당정책 등이 함께 제시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선 이번 기업지배구조 개편이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대림그룹 지주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은 이해욱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주식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는 이해욱 회장으로 지분 52.3%를 갖고 있다. 이외 특수관계인인 △대림문화재단(6.2%) △대림학원(2.7%) △대림수암장학문화재단(0.6%) △동생 이해승(0.5%)이 총 10%를 소유해 우회지분까지 합치면 62.3%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인 △캘거리홀딩스(15.3%) △돌핀홀딩스(11.3%)를 제외하면 5%이하로 의결권이 거의 없다.
이런 대림코퍼레이션이 바로 대림산업 지분 22.33%(보통주 21.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해욱 회장은 대림산업 지분을 별도로 갖고 있지 않다. 대림학원 등 의결권을 가진 특수관계인 지분을 끌어 모아도 1.45%에 불과하다.
반면 6월30일 반기보고서 기준 △국민연금(12.7%) △외국인(40.6%) △기타 주주(23.6%) 등의 지분율은 76.9%에 달한다.
이에따라 이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분할이 필요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라진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해욱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의 대림산업 지분율이 21.7%"라면서 "분할후 현물출자방식을 통해 최대주주 지배구조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디엘은 디엘이앤씨 주주들로부터 디엘이앤씨 발행주식의 현물출자 신청을 받고 그 대가로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디엘 신주를 발행해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현물출자외 다른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