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정부 규제로 건설업계 가시밭길주택사업 호조에 수주 선방, CEO 연임도 '청신호'각 그룹 이슈따라 인사폭 좌우…대부분 안정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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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건설사 수장들이 내년 임기 만료를 맞는다. 올해 코로나19 장기화와 고강도 규제로 가시밭길을 걸은 탓에 최고경영자(CEO)의 거취도 불투명한 상황이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가운데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CEO는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권순호 HDC 현대산업개발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등 총 6명이다.임기 만료를 앞두고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건설사 CEO는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이다. 지난 2017년초 주택부문 성장과 롯데월드타워 완공 능력을 인정받아 부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2018년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첫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를 2021년 3월까지 2년 더 연장했다.업계에서는 하석주 사장의 재연임 성공에 무게를 싣고 있다. 올해 공격적으로 미래 일감을 확보하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롯데건설은 올해만 총 8개 시공권을 획득하며 수주고 2조 클럽(2조6106억원)에 진입하는 등 주택역량을 강화했다. 역대 최대 실적인 2015년(2조5743억원)을 뛰어넘는 신기록을 세웠다.취임 3년차를 맞은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삼성물산은 5년만에 정비사업에 복귀해 신반포15차, 반포3주구 등 재건축 대어 수주에 성공하며 '래미안' 브랜드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 정비사업 1조 클럽에 가입에 성공했고 전체 사업중 건설부문 매출액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3분기 전체 매출 3조1070억 가운데 39.5%를 건설이 차지하는 등 전년동기(30.3%)보다 비중이 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재계는 이건희 회장 별세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이슈로 삼성그룹이 인사 폭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쇄신보다 안정에 방점을 찍을 경우 이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시각이다.올해 포스코건설이 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덕분에 한성희 사장 연임도 청신호가 켜졌다. 연말 7개 사업장 수주를 휩쓸며 2조2616억원의 성과를 올렸고 신반포21차를 거머쥐며 강남에 '더샵' 깃발을 꽂았다.한 사장은 작년말 정기임원인사에서 포스코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된뒤 실적을 끌어올렸고 시공능력 5위로 한단계 상승시키며 빅5 재진입에 성공했다. 올해 국내 모든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 A+를 획득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선방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지난 2018년부터 현대건설을 이끄는 박동욱 사장의 거취에 눈길이 쏠린다. 홍콩과 필리핀 등 해외무대를 휩쓸며 수주에 성공했고 한남3구역 재개발 등 4조4500억의 수주 잔고를 채우며 역대 최대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다.다만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공식 취임으로 인사폭이 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과거 현대차그룹 재직 시절 재무전문가로 통했던 만큼 그룹 복귀 시나리오도 불거진다.HDC현대산업개발의 권순호 사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으로 홍역을 치렀으나 자체 사업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서울 공릉 역세권 개발사업 등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수장을 교체하기보단 안정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 장기화와 국내 주택사업 경쟁 심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사 CEO의 연임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8963억원, 10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8.9%, 13.5% 줄어든 수치다.올해 상반기 반포3주구 수주에 실패했고 연말을 앞두고 이렇다할 정비사업을 따내지 못한 상태다. 매각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여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나 올해 뚜렷한 실적이 없다보니 수장 교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