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 중 첫 전자투표 통한 물적분할 확정 예정주총 개최시 발행주식 수 3분의 1 찬성 조건 무난히 갖춰정족수 3분의 2 변수…개미결집에 국민연금 동참시 무효
  • 배터리 사업부를 떼내고 LG에너지솔루션(가칭)으로 출범을 앞둔 LG화학이 LG그룹 계열사로는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전자투표 실시에 따라 주총이 성립만 된다면 무난하게 분사 안건이 통과될 예정이지만 변수도 존재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 분할 건이 상정되는 오는 10월 30일 주주총회를 전자투표제로 실시한다.

    회사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LG화학은 개인투자자들과 시장의 온도와 관계없이 분사를 추진하고 이후에 회사가 재평가될 것으로 확신하며 분사를 위한 주총을 온라인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전자주총(투표)도입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 안건통과에 대한 변수가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전자투표 도입으로 주주들의 주총 현장을 비롯한 오프라인 반발은 산발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의 전자투표제 시행 결의로 주주들은 총회공간에 출석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전자투표는 LG화학의 분사결정을 현장 잡음 없이 원활하게 통과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결국 LG화학의 우호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의결권을 가진 주주들의 36%를 전자주총으로 이끄는 것이 관건이다.

    전자투표의 분할 안건의 경우 주주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발행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찬성표수를 이미 확보한 LG화학 입장에서는 주총이 개최되기만 한다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금융감독원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의 최대주주인 LG의 보유 지분이 30.06%를 기록 중이다.

    연암문화재단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30.09%까지 올라 산술적으로 주주의 3분의 1을 사실상 맞췄다.

    이에 따라 전체 주주 가운데 출석주주(3분의 2)를 채우기 위한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출석주주 3분의 2를 채우기 위해서는 약 34% 이상의 주주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소액주주 비율 54.33%의 상당수가 개인이 아닌 법인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려운 과제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주총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아온 국민연금의 경우 지분율은 6월말 9.96%로 공시됐지만 장내매수를 통해 8월 31일 기준 10.51%로 지분율이 증가세다.

    국민연금이 전자주총에 참여만 할 경우 출석주주 비율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다.

    LG화학은 현재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을 개최하는 등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 결정 이후 소액주주의 반발 진화에 나서고 있다.

    당장 지분 희석에 대한 우려를 차단하면서 주주 달래기에 공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주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센 상황이고, 소비자단체도 소액주주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금융소비자원은 21일 "LG화학 물적분할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시장참가자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액투자자를 위한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 전개 등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또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LG화학 매도공세와 더불어 내부 직원들도 예상밖의 물적분할 소식에 동요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며 여전히 주총까지 변수가 많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