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응법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부상변화 통한 생존전략 본격 가동DX 인재 육성∙IT시스템 전환 '가속페달'...'업무지원로봇' 적극 활용전기차 배터리∙OLED∙로봇∙AI 등 미래사업에 투자 지속...'오픈 이노베이션' 적용도
  • ▲ 지난해 2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초청 인재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LG
    ▲ 지난해 2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서 구광모 (주)LG 대표가 초청 인재들과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LG
    구광모 회장 체제로 빠르게 자리잡은 LG그룹이 미래 준비를 위해 본격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 작업에 속도를 낸다.

    LG는 지난달 22일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 '사장단 워크샵'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 방향을 논의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대전환을 본격화했다.

    최근 LG경영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길어지면서 글로벌 경제 어려움이 지속되고 보호주의 확산과 탈세계화 가속화, 환율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LG그룹 최고 경영진은 사업별 특성에 맞는 기회를 찾아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을 통해 발빠르게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주요 시장별 공급망 유연성도 높여나가기로 했다.

    더불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을 넘어 '고객 중심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고객과 시장을 더욱 세분화해 구체적인 니즈를 찾아 집요하게 파고드는 실행 방식에 대한 논의도 지난 워크샵의 주요 주제로 거론됐다.

    이를 위해 LG는 고객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 가속화와 전기차 배터리, OLED, 로봇, AI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의 니즈를 보다 빨리 파악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DX전담조직 구축하고 관련 인재 육성과 시스템 기반을 강화하는 작업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는 DX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제품∙서비스 및 생산 공정 등 경영 활동 전반에 디지털 기술 접목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 ▲ 구광모 LG 대표가 차세대 OLED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공정 기술인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는 장면 ⓒLG
    ▲ 구광모 LG 대표가 차세대 OLED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공정 기술인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는 장면 ⓒLG
    DX 인재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턴 LG인화원에 'LG AI 마스터 양성 과정'을 신설해 100명의 AI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AI, 빅데이터 전문 인재 육성을 위해 LG인화원에 '디지털 테크 대학'을 새로 만들었다.

    IT시스템 전환 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IT시스템을 올해 50% 이상, 2023년까지 90% 이상 클라우드로 전환할 예정이다. 또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원활한 생성∙축적∙공유를 위한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도 도입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손쉽고 빠르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Public Cloud)' 기반의 그룹 통합 AI개발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했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12개 계열사가 '업무 지원 로봇(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을 도입해 실적 보고 등 단순반복 업무에 로봇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임직원이 더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말 도입된 업무 지원 로봇은 LG생활건강의 '알파트장'으로, 실적 보고 등 사내에서 빈번하게 작업하는 엑셀 업무와 주문 처리 등 특정 전산시스템의 입력과 조회를 담당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요청한 자료를 다운로드 해 메일로 전송도 한다. 현재 알파트장은 영업, 회계, 마케팅 등 다양한 부서에 총 8대가 활약하고 있으며 맡은 업무만 총 249개다. 업무 성공률도 RPA 최고 수준인 95%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회사에 정식 인사 등록도 마쳐 사내 통신망에서 동료로서 '인명 검색'까지 가능한 정도다. 알파트장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 신청할 수 있는 게시판 등을 활용해 임직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업무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LG전자, LG화학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사내 'AI 챗봇'을 운영하고 있는데, 챗봇은 임직원들이 회사의 공통 업무나 각 종 사내 제도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바로바로 알려주고, 회의실도 예약해 준다. LG는 계열사들이 DX 적용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고 R&D, 생산 등 경영 전반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 창출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사물인테넷, 빅데이터 기반에 AI기술을 활용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제품을 관리하는 서비스인 서비스인 '프로액티브 서비스(Proactive Customer Care Service)'를 시작했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제품 내부에 탑재된 센서들이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무선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면 서버가 제품 상태를 파악해 최적으로 관리해주고 예상되는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LG 씽큐(LG ThinQ) 앱,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알려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세탁기의 경우는 수평에 맞게 설치됐는지, 통세척은 언제 해야 하는 지 등을 안내 해 준다.

    LG전자가 지난해 미국에서 이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을 때 서비스를 사용한 고객들로부터 북미 고객만족도 조사 사상 최고 점수인 4.5점(5점 만점)을 받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패널 설계 등의 과정에서 기존에 일일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정해 왔던 다양한 변수들을 AI 기반으로 최적화해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해 연구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LG화학은 그린바이오 분야의 특허 및 논문 등에서 주요 키워드를 빠르고 정확하게 추출하는 'AI모델링'에 성공했다. 새로 모델링한 AI는 전체적인 문맥의 이해를 통해 기존 AI로는 인식되지 않던 문헌내 유전자와 변이 정보 등 그린바이오 분야 정보를 제대로 찾아낼 수 있어 연구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 ▲ 구광모 LG 대표가 차세대 OLED 시장 선도를 위한 핵심 공정 기술인 '솔루블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는 장면 ⓒLG
    구광모 LG 대표는 지난달 28일 출범 2년을 맞은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그룹 차원의 DX 및 AI 추진 전략과 현황을 살펴봤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에는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인 사장단 워크샵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우리의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 중 하나일 것"이라며 드라이브를 건 바 있다.

    이와 함께 LG는 전기차 배터리, OLED, 로봇, AI 등 미래 성장 동력 분야에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 벤처 캐피탈 'LG 테크놀로지 벤처스'는 그룹의 미래 준비 차원에서 AI, 로봇, 자율주행 등 18곳의 글로벌 스타트업에 약 46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올해 오픈소스 머신러닝 기업 'H2O.ai' 등 AI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그룹 내 DX를 주도하는 SI 계열사인 LG CNS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언택트 문화가 확대되고 호주 맥쿼리그룹과 손을 잡는 등의 영향으로 역대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맥쿼리PE는 LG CNS 지분 35%를 올 4월 인수 완료하며, LG CNS는 맥쿼리PE의 글로벌 인프라 역량을 바탕으로 해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LG CNS는 AI 빅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이미지인식, 음성인식, 언어지능기술 등을 활용해 제조, 유통, 금융 분야 고객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고 있다.

    LG는 올해 IT시스템을 50% 이상, 2023년까지는 전체 IT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주요 소프트웨어를 표준화하는 동시에 업무지원로봇과 언어 자동번역 시스템 도입, DX 전담 조직 구축 등을 통해 제품, 서비스, 생산 등 경영활동과 업무 방식 전반에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이며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가정용 및 산업용 로봇 개발과 스타트업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경영권을 인수한 로보스타 외에도 엔젤로보틱스, 로보티즈, 아크릴, 미국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지분을 투자했다. 로봇 브랜드 'LG 클로이'를 중심으로 수트봇, 청소로봇, 홈로봇 등을 선보였다.

    LG의 대표 미래먹거리 사업인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집중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중국 CATL,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1위에 올랐다. 누적 수주규모도 150조 원에 이른다. LG화학은 GM과 1조원씩 출자해 합작법인 '얼티엄 셀즈'을 설립하고, 폴란드 공장 증설도 추진해 내년까지 120GWh(전기차 200만대분) 규모의 배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LG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속도감있게 전개하고 있다.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5G 등 미래 유망산업 분야별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글로벌 ICT 기업과 역량있는 해외 강소기업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한다.

    LG전자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관련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퀄컴, 마이크로소프트, 룩소프트, 쎄렌스 등과 '웹OS 오토' 개발 관련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세탁 플랫폼 스타트업 워시라바 등에도 투자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구글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분야 콘텐츠 개발과 글로벌 공급을 위해 손을 잡았다. 그 결과 LG유플러스의 VR전용 플랫폼 U+VR과 구글 유튜브에 K-콘텐츠를 독점 공급하는데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