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계열사 일본법인 통합 상징적 건물 매각매각대금, 신사업 투자 재원 활용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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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일본에 계열사 법인 통합 사옥을 마련한지 7년 여만에 건물 매각에 나섰다. 도쿄역 인근에 위치한 사옥 매각으로 LG는 2000억 원대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자산 효율화 작업이 추가적으로 이어져 미래사업 투자에 활용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12일 LG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G홀딩스 재팬(LG Holdings Japan)은 최근 일본 도쿄도 교바시 도쿄역 인근에 위치한 '교바시 트러스트 타워'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금액은 2030억 원으로 조만간 관련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이 빌딩은 지난 2014년 준공 당시부터 LG그룹이 투자에 참여해 매입한 건물로, 총 23개 층에 LG그룹 계열사들을 비롯해 임대 사무실 공간과 상업 공간, 메리어트 호텔 등이 입주해있다.LG그룹은 이 빌딩을 계열사 일본법인 통합 사옥으로 이용해왔다. 지난 2014년 일본 각지에 흩어져있던 계열사 현지 법인들을 한 데 모으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 빌딩의 지분 20%를 1800억 원대에 사들였다. 이후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이노텍 등이 입주해 그룹사 시너지를 창출하고 업무 효율성 높이기는데 활용해왔다.같은 시기 지주사 LG의 일본법인인 'LG홀딩스 재팬'도 신설되며 이 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 후 7년 가량 이 빌딩을 일본사업의 전진기지로 삼으며 운영해오다 전격적으로 자산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다만 입주해있던 계열사 현지 법인들은 사옥을 옮기지 않고 이 빌딩을 계속해서 본사로 이용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빌딩 지분을 매각하고 다시 임대해 사용하는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 방식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략이다.LG가 7년 만에 일본 현지에서 사용하던 사옥을 매각하는 이유는 빌딩과 같은 부동산 자산을 효율화하기 위해서로 해석된다. LG 4세 경영인 구광모 회장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그룹 내에 비효율 자산이나 사업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매각하고 현금화하는 작업이 이어지는 모양새다.대신 차량용 전장, 인공지능(AI), 차세대 배터리 등 미래 역점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그룹 전반에서 선택과 집중 방식의 경영철학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좀처럼 대규모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LG가 오스트리아 전장업체 'ZKW' 인수에 나서고 세계 3위 전장업체 마그나인터내셔날과 전기차 분야에서 합작사업을 펼치는 등 미래사업에 있어서는 적극적 투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이번에 일본법인 사옥 매각으로 2000억 원이 넘는 실탄을 추가로 마련하는데 성공하면서 LG가 또 한번 의미있는 대규모 M&A나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