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차 자체적으로지배구조 연계 글로비스 진출설은 선 그어오픈 플랫폼 형태… 기존업체와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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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사진.ⓒ뉴데일리

    현대차그룹이 중고차 사업을 현대·기아차 자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현대글로비스와 연계된 방식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상생방안도 업체들과 정보 공유, 자사 브랜드 인증 등이 주요골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중고차 사업 진출 의사를 표명하면서 주체와 방식 등에 대한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란 얘기들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그 이유로는 현대글로비스가 현재 중고차 경매 사업을 하고 있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경기 광주 및 시화, 경남 양산 등 3곳에 경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고차 매입은 일반 고객들한테 하지만, 판매는 도매 형식으로 딜러들에 한해서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중고차 사업 매출은 5040억원으로, 전체 매출 18조2700억원의 2.8%에 불과하다. 때문에 기존 중고차 사업을 더욱 확대하는 차원에서 현대글로비스가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다.

    지난 20일에는 2020년 신입 상시 채용 접수가 마감됐다. 채용 부문은 물류, 중고차(오토비즈), KD 등이다. 오토비즈 부문에서는 중고차 매매 영업 및 플랫폼 운영자를 뽑고 있어 이같은 시각들이 제기됐다.

    또 정의선 회장이 최근 그룹 총수가 되면서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릴 것이라는 이유도 있다.

    지난 14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자연스럽게 2018년 시도하다가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이 다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시 엘리엇의 반대와 함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현대차 2.62%,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2%, 현대오토에버 9.57% 등이다.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중고차 사업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과 현대글로비스는 모두 부인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체적으로 중고차 사업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대글로비스가 중심이 된 개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도 “현대차그룹의 중고차 사업은 완성차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사가 기존에 하던 중고차 경매 사업과는 별개의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이 기존 중고차업계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으로 우선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게 될 방대한 중고차 정보를 업계와 공유하는 오픈 플랫폼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시장과 고객들에게 투명성을 어필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수입차들이 하고 있는 중고차 인증 방식도 채택될 전망이다. 품질 인증을 통해 고객들에게 안심하고 차량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아우디는 7년 15만km, 벤츠는 6년, 15만km 이내 차량에 대해 중고차 인증 후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5년 10만km 이내로 제한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도 5년 10만km 이내 차량을 대상으로 중고차 인증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수입차 수준으로 인증 대상이 확대되면 그만큼 중고차 물량이 현대차그룹에 쏠리기 때문에 기존 업체들은 고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5년 10만km 이상이 될지, 이하가 될지에 따라서 향후 업계와의 갈등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여론의 이목도 집중되는 만큼 3~4년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부에서도 인증 제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상생방안을 요청해 놓은 상태이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 업체 및 소상공인 등과 협의를 거칠 계획”이라며 “인증 중고차는 모든 차량이 대상이 돼서는 안되고, 연식과 주행거리 등에 대한 제한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향후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해 생계형 적합업종 관련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중고차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판매하는 신차를 구매한 고객들이 몇년 뒤에 중고차 공급자가 된다는 측면에서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소비자들의 불편과 불만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가치 평가(가격)와 믿음이 가는 품질 인증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