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흑자 달성 이어 4분기 전년比 성장 전망中 업체 가동 중단 등 수급 개선-말레이 공장 원가 절감반도체 폴리실리콘도 성과 본격화… "근본적 방향성 유효"
  • ▲ 서울 중구 소재 OCI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중구 소재 OCI 본사. ⓒ성재용 기자
    8개 분기 만에 이익을 실현한 OCI가 4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태양광 폴리실리콘의 질적 성장에 이어 반도체 폴리실리콘 판매 확대에 따른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성장 본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OCI는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688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641억원에서 흑자전환했을 뿐더러 전분기 180억원에 비해서도 38.7% 신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1806억원에 달했던 연간 영업손실은 943억원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연간 매출액은 2조6051억원에서 1조9072억원으로 26.7%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는 7개 분기 동안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을 중단시킨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이다. 지난 2년간 OCI를 적자의 늪에 빠지게 한 사업 부문이지만, 반전의 계기가 된 것 역시 태양광 폴리실리콘이다.

    3분기 OCI는 폴리실리콘이 포함된 베이직케미칼 부문의 이익 개선으로 8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의 가동 차질에 따른 수급 타이트 여파로 스팟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PV인사이트에 따르면 2분기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6.4달러에서 3분기에는 9.6달러로 49% 뛰었으며 OCI의 판매가격은 2분기에 비해 30% 올랐다.

    태양광 폴리실리콘 글로벌 1위 업체인 중국 보리협흠에너지(GCL)가 대규모 폭발사고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중국 통웨이의 자회사는 홍수로 공장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이로 인한 생산 정상화는 연내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재가동까지 단기 수급 타이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웨이의 2만t 규모의 생산 공장은 가동이 중단됐다가 지난주에 재개했다"며 "GCL의 경우 크게 사고 난 곳은 여전히 가동이 중단된 상태지만, 피해가 미미했던 일부 라인을 중심으로 생산재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OCI의 자체 수급 조절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앞서 OCI는 2월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의 7~9%를 차지하는 군산공장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군산공장의 생산라인 3개 중 2개를 중단하고 나머지 한 곳은 설비를 보완해 반도체 폴리실리콘 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라인 조정으로 가동률을 낮춘 것이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과잉공급 상황이 지속되면서 손실이 이어지자 강수를 둔 것이다. 라인 조정 이후 OCI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통해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집중하는 한편, 원가 절감에 주력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9월 ㎏당 10.9달러를 고점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10달러를 상회하고 있는 만큼 4분기에도 베이직케미칼의 실적은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 ▲ OCI 군산공장. ⓒOCI
    ▲ OCI 군산공장. ⓒOCI
    또한 2분기 보수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판매물량이 2분기에 비해 증가했다. 여기에 말레이시아 공장 개선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이 3만t으로 확장되고 원가가 추가 하락함에 따라 단기에 급등한 시장 가격의 후행적인 판매가격 반영으로 4분기에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 폴리실리콘 업체와 경쟁이 가능해지는 점은 고무적인 요소로 꼽힌다. 말레이시아는 발전원 중 가스가 43%, 수력이 17%이며 향후 수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저탄소 전원 구성으로 중국 내 업체들과의 저력 비용면에서 경쟁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말레이시아 공장 풀가동으로 폴리실리콘 생산량이 전분기에 비해 약 130% 증가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며 "말레이시아 공장의 원가 절감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중국의 경쟁업체들과 비등한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 설치량이 늘면서 시장 수급상황이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는 점도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요인이다. PV인사이트는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설치량이 올해 117~122GW에서 내년 149GW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폴리실리콘 생산에 나선 것도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인 SK실트론과 2026년까지 약 277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반도체 폴리실리콘은 고부가 제품으로, 태양광보다 가격이 세 배 이상 높다.

    증권가에서는 OCI가 올해 군산공장 일부 라인 전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반도체 폴리실리콘에서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OCI는 반도체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지난해 500t에서 올해 1000t으로 올렸고, 2022년에는 5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우현 부회장은 "반도체 폴리실리콘 공장은 아직 생산라인을 모두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SK실트론 외에 다른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와의 공급계약이 이어지면서 서서히 제품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해 초 포스코케미칼과 손잡고 과산화수소 사업 합작사인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하는 등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 생산물량은 5만t이고, 피앤오케미칼은 3만t을 생산할 수 있다. OCI는 안정적인 판매선 확보로 과산화수소 시장 주도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반도체용 화학약품 제조사인 동우화인켐에 4902억원 규모의 전자급 과산화수소를 장기 공급한다. 전자소재용 과산화수소는 고순도이기 때문에 일반 공업용보다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통웨이의 공경적인 증설, GCL의 정상화가 시간문제임을 고려할 때 폴리실리콘 가격은 중장기 하향 안정화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단기 공급 차질로 OCI 말레이시아 생산능력 확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며 중장기 반도체 폴리실리콘 판매 확대에 따른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 방향성 역시 유효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