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원·의료진 의지·전문 에이전시’ 협업의 결과
  • ▲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진료부장이 러시아 매체와 원격진료센터 관련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진료부장이 러시아 매체와 원격진료센터 관련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해외환자유치산업에 본격 참여한 지 3년이 넘어가면서 러시아 지역 K원격진료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018년부터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의 지원을 통해 블라디보스톡 연해주 암센터에 첫 원격진료센터를 개소했고, 야쿠츠크 북동연방대학교병원에 두 번째 원격진료센터를 만든 바 있다. 

    올해 12월에는 중부지역 노보시비리스크 제2임상병원과 협약을 통해 세 번째 원격진료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간 코로나 직전까지는 1개월에 20~30건 정도의 원격진료가 이뤄졌다. 올초 코로나 창궐에 따른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환자에게 꾸준히 원격진료를 지원하며 러시아 지역병원들과 우호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성공적인 원격진료센터의 구축에는 사전 신뢰 관계 구축과 러시아 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내기 위한 노력과 시행착오가 있었다.

    첫 원격진료센터가 구축된 연해주 암센터의 경우, 70주년 기념행사에 맞춰 의학원 의료진들이 현지를 방문해 러시아 전국 암센터 원장들에게 한국의 첨단 암치료를 홍보했다. 사전에 선정한 러시아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국 의료진들과 원격진료를 시연해 보이며 호응을 얻었다.

    해외환자 유치 및 진료업무를 담당한 황상연 진료부장은 “국내 많은 의료기관들이 원격진료센터 개소를 한 사례는 많지만, 환자 유치로 이어지기까지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국내환자와는 절차상 다른 부분이 많아 의료진들의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증 환자들에게는 물리적인 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러시아 지역 의료기관 중 협진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 상생할 수 있는 협력방식은 무엇인지 파악해 특장점을 알리다보니, 모스크바에서도 기꺼이 와서 치료받고 완치된 환자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에는 러시아 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하바롭스크, 중부 이르쿠르츠, 모스크바까지 러시아 전 지역을 아우르는 ‘유라시아 원격진료 네트워크 구축’을 하고자 하는 원대한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박상일 의학원장은 “러시아 지역에 K원격진료에 대한 좋은 평판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현지 네트워크 중심의 홍보, 에이전시의 적극성이 큰 도움이 됐다. 차별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실력과 환자에게 신뢰를 보여줄 수 있다면 멀리서도 환자가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정착시키기까지, 러시아 환자를 진심으로 케어하고 치료해 준 동남권의학원 의료진들의 희생이 있었다.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원격진료를 통한 K-암치료 수출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