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대면 업무 어려워지면서 챗봇 수요 늘어나와이즈넛, 전년比 문의 250%↑… 공급 부족 현상 나타나 인력 부족으로 연 2회 공채 외에도 추가 수시채용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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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이즈넛 홈페이지 화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업무가 확산되면서 국내 SW업계가 챗봇(채팅로봇)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인공지능(AI) 관련 전문인력이 부족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24일 국내 소프트업계에 따르면 업무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챗봇 사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와이즈넛, 솔트룩스, 마인즈랩 등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B2C 산업인 금융·유통업 등은 물론 공공부문에서 챗봇 사업 구축에 나서고 있다.

    와이즈넛은 최근 챗봇 문의가 급증했다. 홈페이지와 대표전화 등을 통해 도입관련 상담을 요청한 고객사가 전년 대비 250% 이상 늘었다. 그 중 인사·총무·법인카드·IT센터 등 내부업무처리를 위한 업무용 챗봇 도입 문의 비중이 56%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비대면 챗봇 서비스의 활용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기존의 고객 응대를 위한 대민용뿐만 아니라 사내 업무 처리를 위한 업무용 챗봇에 이르기까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와이즈넛 관계자는 "코로나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부터 챗봇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가 있었다"면서 "코로나 이후 대민용인 말고도 직원들을 위한 업무용 챗봇으로 문의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솔트룩스는 심층 질의응답과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수년 전부터 인공지능 콜센터 사업을 펼쳐 왔다. 대표적으로 NH농협은행의 AI 상담도우미 시스템, 대고객 상담 챗봇, 실시간 음성상담 콜봇과 우리은행의 고객상담 챗봇 '위비봇' 등을 구축했다.

    지난 8월에는 '솔트룩스 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대와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치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챗봇 관련 문의는 작년부터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인즈랩은 현대해상과 협업해 지난 7월 'AI 음성봇'을 출시했다. AI 음성인식과 지능형 대화기술을 접목해 보험계약대출을 콜센터 상담원이 아닌 AI 음성봇이 수행하도록 한 서비스다. 이 외에도 금융권에서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 다만,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업계 내부에선 걱정이 많다. 이유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상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 못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영컨설팅기관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업의 비중은 2017년 20%에서 2019년 58%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역량을 보유한 인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으나 인재 양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인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의 '이슈리포트'를 살펴보면, 글로벌 차원의 인공지능 인재 수요는 약 100만명 수준이나 연구나 업무가 가능한 인력 규모는 3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공지능 전문 인재 부족 인원도 2019년 약 1000명에서 2022년 약 4500여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AI 사업화에 가장 앞선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글이나 IBM은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수년 전부터 고급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 이에 글로벌 IT 기업들 사이에서도 핵심 개발자를 뺏고 뺏는 경쟁이 진행 중이다. 여력이 안되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챗봇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필요한데, 신입도 경력도 많지 않다"면서 "대기업들은 주로 중소기업의 전문 인력들을 가져가거나, 신규 채용을 해서 자체적으로 교육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체들은 최근 하반기 공개 채용을 통해 인력을 확보했음에도 수시 채용을 통해 모자란 인력 수급에 나서고 있다. 와이즈넛은 연 2회 공채 외에도 추가적인 수시채용으로 개발자를 뽑고 있다. 솔트룩스도 경력직 개발자를 상시 채용중이다.

    한 소프트웨어 기업 관계자는 "소프트웨어나 AI 분야 전문 인력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국내 인프라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인재 개발에 힘쓰고 있지만, 외국 업체와의 기술 경쟁력에서 밀리다보니 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