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법 개정·코로나로 홈술족 증가… 수제맥주 성장제주맥주 IPO 추진, 세븐브로이 공장 증설 등LF 인덜지 '문베어브루잉' 매각…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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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 탄력이 붙은 수제맥주의 인기는 수입맥주의 아성을 단 번에 깨뜨릴 정도다. 52년 만에 주세법 개정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데다 일본 불매운동 반사이익을 누렸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홈술족이 늘어난 영향도 한 몫했다.시장 확대를 예감한 유통·식음료 분야 대기업들도 주세법 개정 이전부터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소 수제맥주 업체를 인수해 젊고 빠른 감각을 쫓겠단 의도다. 하지만 수제맥주 호황기를 맞은 현재 각 업체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수제맥주 산업 특성상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와 외식 매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등 당장 수익을 내긴 어려워서다.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164억원에서 2019년 88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최근 4~5년간 매년 20~30%씩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오는 2024년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3000억원 규모로 성장해 전체 맥주시장의 6.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올 들어 수제맥주 약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실제 편의점 CU가 지난 5월 대한제분,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선보인 곰표 밀맥주는 출시 일주일 만에 30만 개가 완판됐고 누적 판매량 60만개를 넘어섰다. 세븐일레븐, GS25, CU 모두에서 판매 증가율이 500% 안팎에 달할 정도다.국산 수제맥주 인기에 주류업계도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제주맥주는 올 들어 훨훨 날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151억원에 영업손실 91억원, 당기순손실 118억원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 주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세금 부담이 줄었고 편의점 등 유통 채널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정에서의 맥주 소비가 늘면서 올 상반기에만 1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는 규모다.여세를 몰아 내년엔 첫 영업익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맥주는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테슬라 요건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다면 상장을 허용해주는 특례 상장 제도다. 제주맥주는 상장 직후 10여 개국에 수출을 본격 추진한다는 목표다.'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과 손잡고 만든 곰표 밀맥주가 ‘대박’이 나면서 덩달아 바빠졌다. 출시 5개월이 지난 현재는 10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하지만 곰표 맥주를 찾는 사람에 비해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회사 측은 현재 제조·영업 인력을 확충하고, 2공장 증설을 준비하는 등 생산량 늘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카브루'는 2001년 설립된 소규모 수제맥주 양조장으로 지난 2015년 진주햄에 인수됐다. 진주햄은 2017년 당기순익 1억원에 불과했고 이듬해 17억원 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4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카브루 역시 꾸준히 8억~9억원으로 순익을 내고 있다.향후 지난해 경기도 가평에 양조장 2곳을 증설했고 올 하반기에는 가평에 추가로 1곳의 양조장(캔 전문 브루어리)을 착공해 내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해외시장 수출 확대에 나선다. 올해 6월 싱가폴 수출 계약을 따낸 카브루는 이달 몽골로 활로를 확장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홍콩, 올해 2월 영국까지 총 4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
반면 LF는 자회사인 ‘인덜지’를 통해 운영 중인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에 대한 매각 작업에 나섰다. 문베어브루잉 매각을 통해 수제맥주 사업에선 손을 떼지만 인덜지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류·유통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인덜지는 LF가 지분을 인수한 2017년부터 최근 3년 간 적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기준 인덜지 매출액은 101억원, 영업손실액은 51억원이다. 전년 동기 32억원에 비해 적자 폭을 키웠다. 당기순손실액도 작년 58억원을 기록하며 3년 째 손실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오비맥주가 2018년 인수한 ‘핸드앤몰트’의 경우 정확한 매출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오비맥주 손익 계산을 살펴보면 핸드앤몰트 사업부문으로 추정되는 기타 매출부문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비맥주의 기타매출액은 지난해 말 56억3366만원으로 전년 60억5950만원에 비해 7%가량 감소했다.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 시장이 호황기를 맞았지만, 특성상 생산의 한계가 있고 공장 증설 등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다. 시장 자체가 커지고 다양한 기업들이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