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G 신규 요금제, 싼값 대신 혜택 대폭 줄여 불만 늘어선택약정할인이나 공시지원금 … 가족결합 할인 적용안돼LGU+, 4만원대 5G 요금제 출시… 중저가 시장 경쟁 본격화
  • 5G 중저가 요금제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3만원대 5세대(5G) 요금제는 '조건부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선택약정할인과 공시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데다 가족결합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부통신부는 SK텔레콤이 신고한 신규 5G 요금제 승인 여부를 이달 안으로 결정할 에정이다. 요금인가제 폐지 이후 유보신고제 도입으로 정부는 15일간 통신사 요금제를 심사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말 과기정통부에 신규 5G 요금제 신고제 신고서를 제출했다. 요금제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월 3만 8500원(데이터 9GB), 월 5만 2500원(데이터 200GB)의 5G 온라인 요금제와 월 2만 8500원(데이터 1.2GB)의 LTE(4G)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요금제는 온라인 전용으로 휴대폰 구매와 가입절차를 온라인으로 처리해  마케팅 비용을 줄여 요금제 가격을 낮췄다. 기존에는 200GB를 쓰려면 7만 5000원을 내야 했지만, 기존보다 요금이 30% 이상 저렴해졌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그러나 요금제 가격이 낮아진 대신 여러 조건이 따라붙으면서 실제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졌다.

    우선, 이번에 출시할 요금제는 무약정으로 통신사 약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공시지원금 및 25% 선택약정할인 혜택은 받을 수 없다. 기존보다 30% 저렴하다고 했지만, 따져보면 선택약정할인 적용 기준으로 기존 요금제보다 5% 정도 저렴한 셈이다.

    오프라인 판매점에서 핸드폰을 구매하는 대다수의 가입자들은 공시지원금을거나 선택약정할인에 가입한다. 5G 같은 고가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선택약정할인의 혜택이 더 크다. 하지만 이 이 요금제의 경우 아무 혜택도 받을 수 없다.

    LTE 요금제 가입자에게 제공됐던 온가족할인 결합 혜택도 해당되지 않아 가족과 함께 상품을 이용할 수 없다. 가족결합을 이용하면 기존 요금제에서 최대 30%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를 적용받지 못하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에 대한 실효성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이나 언택트를 통해 가입하는 이용자 비율이 10% 수준인 상황에서 신규 요금제가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 캡처
    ▲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 캡처
    실제로 인터넷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생색내기로 요금제 출시하고 선약, 결합불가", "저럴꺼면 뭐하러 내놓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등 SK텔레콤 신규 요금제에 대한 비판이 올라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통신 전문가들도 이같은 지적에 공감하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5G는 요금이 너무 비싼데다 잘 안터지고, 단말기가 고가라는 문제가 있다"면서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박리다매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무조건 요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정감사에서 통신요금 인하를 약속한 만큼 3~4만원대 요금제를 조건없이 출시해야 하는데,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할인을 봉쇄하는건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참여연대 역시 SK텔레콤의 5G 온라인 요금제에 대해 "요금감면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생색내기용 요금제에 불과하다"면서 "자급제폰 이용자에 해당하는 요금제이기 때문에 기존 5G 요금제 이용자가 이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시장은 벌써 중저가 요금제 경쟁에 들어간 상황이다. SK텔레콤이 신규 요금제를 내놓은데 이어 LG유플러스도 4만원대 5G 요금제 출시를 예고하면서 이동통신 3사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5일 LG유플러스는 4~5만원대 중저가 5G 요금제 2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오늘 11일 월 4만 7000원에 데이터 6GB를 쓸 수 있는 '5G 슬림+'과 오는 29일 월 5만 5000원에 12GB를 이용할 수 있는 '5G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한다. 모두 선택약정할인이 가능하다. '5G 라이트' 요금제는 데이터를 소진해도 1Mbps의 넉넉한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를 서비스한다.

    KT도 앞서 4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인 '5G 세이브'를 출시한 바 있다. 월 4만5000원에 매월 5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본 제공량을 소진하면 최대 400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월 5만5000원인 '5G 슬림'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도 8GB에서 10GB로 늘렸다.

    하지만 4만원대 요금제의 경우 5G 서비스를 즐기기에는 기본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기본 제공량 소진 시 최대 400kbps 속도로 이용 가능해 실효성 논란이 이어진 바 있었다. LG유플러스가 기본 데이터 용량을 늘린 것도 이같은 비판을 의식했기 떄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5G 중저가 요금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면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가격 뿐만 아니라 서비스와 혜택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