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외모에 걸맞은 주행성능방향지시등 켜면 스스로 차선 변경부족한 수납 공간과 뒷좌석 아쉬워
  • ▲ 제네시스 GV70 ⓒ현대자동차
    ▲ 제네시스 GV70 ⓒ현대자동차
    보는 순간 마음이 사로잡혔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리고 군더더기 없이 정갈했다. 수려한 외모에 차선 변경까지 스스로 하는 ‘똑똑한’ 유전자를 물려 받았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제네시스의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70’ 얘기다.

    지난해 12월 열린 시승 행사를 통해 GV70을 직접 몰아봤다.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에서 가평군의 한 카페를 오가는 82㎞를 달렸다. 잘빠진 외관과 그에 걸맞은 주행 성능, 편의 사양은 그야말로 ‘우아한 질주’를 가능하게 했다.

    주차장에서 처음 마주한 GV70은 GV80과는 확실히 달랐다. 전장(길이) 4715㎜, 전폭(너비) 1910㎜, 전고(높이) 1630㎜에 완만한 곡선을 강조했다. 흡사 고급 요트 같았다. 방패 모양의 그릴, 날개를 연상시키는 두 줄의 램프, 부푼 엔진 덮개는 여느 제네시스보다 가장 잘 어울렸다.

    운전석에 앉자 여백의 미를 구현한 실내가 눈에 띈다. 대시 보드를 가로지르는 동그란 타원 안에 비상등, 공조 장치 등이 모여 있는데, 물결 치는 송풍구와 맞닿아 잘 빚은 도자기처럼 보였다.

    손 끝에서 전해지는 가죽의 질감은 부드럽고 특별했다. 개인 취향의 차이는 있으나 더 이상 수입차와 견줄 필요가 없었다. 딱 봐도 고급스럽다. 제네시스가 지닌 본연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변속기 주변 수납 공간이 거의 없고, 세로로 깊이 파인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는 사용하기가 다소 불편했다. 이 밖에 뒷좌석에 타보니 다리를 놓는 공간이 좁게 느껴졌다.
  • ▲ 제네시스 GV70 ⓒ박상재 기자
    ▲ 제네시스 GV70 ⓒ박상재 기자
    성능은 더 말할 필요 없이 압도적이다. 3.5L 휘발유 엔진은 최고 출력 380마력, 최대 토크 54.0㎏·m를 도로 위에 토해낸다.

    그렇다고 해서 부담되거나 불편하진 않다. GV70은 두 얼굴을 지닌 듯 일상 주행에선 한없이 편안하게 달렸다. 부드러운 주행 질감, 노면을 사전에 읽고 서스펜션을 제어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돋보였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좌석이 몸을 꽉 잡아주면서 ‘긴장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가속 페달을 살짝 밟자 어느새 시속 100㎞를 훌쩍 넘겼다. 특히 패들 시프트로 엔진 회전수(rpm)를 높이자 가상의 엔진 소리를 내는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이 달리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고속도로에 올라 반자율 주행을 작동시켜 봤다.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설정해둔 속도대로 스스로 나아갔다. 앞 유리창엔 주변을 지나는 차와 제한속도, 길 안내 등이 보기 좋게 확대돼 떴다.

    터널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창문을 닫고, 내기순환이 켜졌다. 과속 단속 카메라를 의식할 필요도 없었다. 운전하기가 쉽고 편했다. 특히 운전대 조작 없이 방향지시등 만으로 차선을 바꿀 수 있었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되는데, 앞서 신형 G80에 적용된 기술보다 편리하고 정확도가 뛰어났다. 

    시승을 마치며 '잘 만든 차량'이란 결론을 내렸다. GV70은 성능과 공간, 고급감 등 성공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었다.

    시승 모델은 옵션(선택 사양)으로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Ⅰ’, ‘파퓰러 패키지Ⅱ’ 등을 적용했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앞 유리창에 속도와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나타내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길 안내, 원격 주차 보조, 회피 기능을 더한 전방 충돌방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Ⅱ 등을 지원한다. 판매 가격은 7220만원이다.
  • ▲ 제네시스 GV70 ⓒ현대자동차
    ▲ 제네시스 GV70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