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평균기온 영하 3.1도… 역대 9번째 추워방한용 패딩 업체마다 두자리 성장 작년 패션시장 규모 역신장… "남은 겨울 장사 올인"
  • ▲ 1996 에코 눕시 재킷을 착용한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신민아ⓒ노스페이스
    ▲ 1996 에코 눕시 재킷을 착용한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신민아ⓒ노스페이스
    불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성장 정체기를 맞았던 패션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1월 들어 북극한파라고 불리는 기록적인 추위와 폭설이 지속되면서 다운재킷 등 방한용 패딩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서 5~6일을 주기로 17일 동안 7.2일간 눈이 내렸다. 기상 관측 이래 최다 기록이다.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영하 3.1도로, 역대 9번째로 추웠다. 최고기온은 2.2도로 하위 9위, 최저기온은 영하 8.4도로 하위 8위였다. 지난 6일 서울에는 3년 만에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평균 기온이 떨어지면서 패딩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G마켓은 이달(1월1~17일) 패딩 판매량은 전년 보다 16% 증가했다. G9에서도 겨울 아우터 판매량이 전년보다 13% 늘었다 . 아우터 중에서도 여성용 패딩과 다운 점퍼 판매량이 138% 급증했다. 남성용 패딩 점퍼 판매량은 41% 늘었다.

    유통업체뿐 아니라 아웃도어 업체들도 매출이 늘었다. 북극발 한파가 지속됐던 4~11일까지 코오롱스포츠 다운재킷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 증가했다. 베스트셀러인 안타티카 패딩은 무려 다섯 배가량 매출이 늘었다. 이 제품은 남극 운석탐사단 대원을 지원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 시초로 극한의 추위를 막아주는 헤비다운 제품이다.

    노스페이스도 이달 숏패딩 제품 위주로 완판을 기록하고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올 겨울 시즌 초반부터 판매 호조를 보인 패딩, 플리스, 방한화 등이 올해 연초에도 품목 상관없이 모두 판매가 급증했다"면서 "숏패딩의 경우 눕시 다운 재킷을 비롯한 주요 제품들이 리오더 물량까지 완판을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K2는 이달(1월1~11일) 코볼드 라이트, 앨리스 롱 등 다운 매출이 전년 보다 50% 신장했다. 방한용 패딩장갑, 고소모, 넥게이터 등도 전년 동기 대비 67% 신장했다.

    캐주얼 브랜드도 상황은 비슷했다. 세정 올리비아로렌의 겨울 시즌 신제품 시네마 패딩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율 65%를 기록했다.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의 롱부츠 로멜2도 출시 일주일 만에 2차 리오더를 진행했고 한 달 만에 초도물량을 완판했다.

    그동안 전반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지속돼 패딩 판매량이 정체를 보였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여파로 패션업계가 급격한 매출 부진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하지 않고 각종 모임에 나가지 않으면서 새옷을 구입할 동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주요 패션업체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447억원을 기록했고 코오롱FnC도 275억원의 적자를 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힘든 가운데 추운 날씨로 패딩가 늘면서 업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다"면서 "남은 겨울 장사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패션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를 전년 대비 2% 감소한 40조8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3.6% 감소했던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