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점유율 18.4% '2위'...콘티넨탈 20.3%최강자 내주고 '위기감'... 3위 하만도 적극적미래사업 車 전장부품 이끌던 주력 상품 '텔레매틱스'올해 VS사업 흑자전환 위해 성과 회복 절실
  • ▲ 2020년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 예상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 2020년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 예상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LG전자가 지난해 자동차 전장부품(VS)사업의 주력 상품인 텔레매틱스(차량용 무선 통신 장비) 분야에서 경쟁하던 독일의 콘티넨탈에게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그간 텔레매틱스 시장 25% 가량을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던 LG전자는 지난해 다양한 신규 고객 유치에 성공한 콘티넨탈에 밀려 몇 년간 지켜왔던 점유율 20% 벽이 무너졌다.

    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기준 글로벌 텔레매틱스 제어 장치(TCU) 시장에서는 몇 년간 줄곧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오던 LG전자가 독일의 콘티넨탈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에 머무른 것으로 관측된다.

    LG와 몇 년 동안 텔레매틱스 시장 최강자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던 콘티넨탈은 지난해 점유율 20.3%로 처음으로 20%대로 올라서며 LG를 넘어섰다. LG전자는 지난해 25%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 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20%를 훌쩍 넘는 점유율로 시장 선두주자로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다 지난해에는 점유율이 18.4%까지 떨어지며 1위 자리에서 내려왔다.

    텔레매틱스는 그동안 LG전자 VS사업의 대표 상품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나 인지도 측면에서 업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텔레매틱스 분야는 차량용 무선 통신 장비를 기반으로 해 조만간 자동차업계를 점령할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의 차세대 기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미래사업으로 각광받는다.

    LG가 최근 자동차 전장 분야에서 전방위적인 투자는 물론이고 조인트벤처(JV) 신설을 추진하고 초기 기술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도 전장분야에서 미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사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지난해 상대적으로 주춤한 행보를 나타내며 LG 내부적으로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더구나 올해는 VS사업본부가 무엇보다 흑자전환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어 시장 지배력이 높은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전체 사업부문의 실적을 이끌 수 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 ▲ LG-마그나 합작사 설립 관련 이미지 ⓒLG전자
    ▲ LG-마그나 합작사 설립 관련 이미지 ⓒLG전자
    지난해 콘티넨탈에 1위 자리를 내준 것과 동시에 삼성이 인수한 전장회사 하만이 무서운 속도로 경쟁자들을 쫓고 있다는 점도 위협요인이다. 하만은 지난해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점유율 13.3%로 LG에 이어 3위에 안착했다. 기존에도 하만은 LG를 선두로 하는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콘티넨탈과 2위 싸움을 치열하게 펼쳐왔지만 줄곧 3위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함께 삼성에 인수된지 만 3년을 넘어서면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텔레매틱스 분야에선 경쟁사 대비 경쟁력이 다소 떨어졌던 하만이 모회사인 삼성전자와 시너지 작업에 나서면서 오는 2022년까지 5G 기술을 기반으로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새 목표를 세우고 전력질주하고 있다.

    실제로 하만은 올해부터 완성차업체 BMW에 최신 5G TCU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고 그 외에 폭스바겐과 같은 기업들과도 제휴관계를 통해 신규 계약 유치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5G 통신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화되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하만의 텔레매틱스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반면 LG는 GM와 오랜기간 TCU 공급 관계를 맺어왔지만 그만큼 GM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LG 점유율은 GM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TCU 보급률이 포화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GM이 5G TCU 기술을 보다 적극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하면 LG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뒤따르고 있다. 여기에 다른 완성차업체들에 5G TCU 공급을 추진하는 등 신규 고객군을 유치하는 것도 LG전자 텔레매틱스 사업이 또 한번의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