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병원협회, 화이자·모더나 백신도 가능한 ‘상설접종병원센터’ 제안질병청, “예방접종센터 지정은 지자체 결정에 따라야”박양동 회장 “플랜B 없는 코로나 백신 접종 계획” 질타
  • ▲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코로나19 백신이 아니며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뉴데일리DB
    ▲ 백신을 접종하는 모습(코로나19 백신이 아니며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뉴데일리DB
    전국의 아동병원 100여 곳이 자발적으로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업을 돕겠다며 추가 접종시설(예방접종센터) 지정을 요구했다 정부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각계에서 접종시설 부족으로 대혼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관리 주체를 이유로 일선 병원들의 참여 의사를 묵살한 것이다.

    1일 대한아동병원협회(협회장 박양동) 등에 따르면 최근 질병관리청에 회원 병원들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설로 운영하겠다며 ‘코로나 예방접종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아동병원협회 소속 전국 권역별 아동병원 100여 곳에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제 규격에 적합한 콜드체인 시설이 마련돼 있어 백신 종류와 무관하게 접종사업에 참여할 수 있으니 해당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질병청에 건의한 것이다. 

    하지만 질병청은 접종 시설 관리 주체가 지방자치단체라는 이유로 협회 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질병청은 백신 수급 및 공급 계획을 주관할 뿐 접종 시설 관리는 각 지자체 소관이기 때문에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아동병원협회 관계자는 "현재 범부처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수립한 백신 접종 계획은 장소와 인력, 1일 접종 인원의 한계가 있어 1년 내에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상설접종센터병원(가칭)’ 같은 상설 접종 시설을 신설해 백신 접종 계획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병원별로 예진 가능 의사 3~5명, 간호사 3~5명, 행정인력 2명 등 백신 접종 전담 인력을 상시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하면 월 예상 접종 가능자수는 100만~120만건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대부분의 아동병원들이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어 코로나 의심 환자와 동선 분리가 가능하고 24시간 백신 온도 모니터링이 가능한 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보다 원활한 백신 접종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수립된 백신 접종 계획 외에 다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다"며 "협회 제안 내용은 각 지자체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 mRNA 전담할 ‘예방접종센터’ 부족… 보완책 절실   

    지난달 28일 정부 발표안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등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전국 1만 곳의 위탁의료기관을 선정해 접종을 실시하고 초저온 냉동고가 필요해 보관이 까다로운 화이자와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은 예방접종센터에서 담당하기로 했다.

    문제는 현재 mRNA 백신을 다루는 센터가 전국에 4개소(국립중앙의료원, 순천향대천안병원, 조선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뿐이라는 점이다. 

    3월에 21개소, 7월까지 총 250개소의 예방접종센터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대부분은 각 지역 체육관을 중심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양동 아동병원협회장은 "정부 계획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랜B를 구상해야 하는데 현재 계획은 빈틈이 많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또 "부족한 예방접종센터의 역할을 보완하면서 상시 접종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제안한 것인데 질병청은 관리 주체를 핑계로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각 지자체는 행정안전부와 공조 체계를 갖추고 예방접종센터 선정을 준비 중으로 세부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아동병원은 지난 2000~2001년 당시 국내에서 홍역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도 40일 동안 하루 20만 건의 접종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며 "정부는 신속한 코로나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서라도 전문성을 갖춘 병원들의 제안을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