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통' 등 외부 담배 유통사 인력 40% 감축슈퍼마켓 판매 줄자… 영업조직 축소로 고정비 줄이기 나서주요 담배사, 영업 조직 축소… 콜센터 및 택배 발주 도입
  • ▲ 한국필립모리스가 소매점에 담배를 납품·관리하는 대리점의 영업 인력 40%를 감축했다. 계속되는 이익 하락에 비용 절감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진은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한국필립모리스
    ▲ 한국필립모리스가 소매점에 담배를 납품·관리하는 대리점의 영업 인력 40%를 감축했다. 계속되는 이익 하락에 비용 절감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사진은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한국필립모리스
    한국필립모리스의 담배 유통협력사가 희망퇴직을 통해 영업 인력 40%를 감축했다. 계속되는 이익 하락에 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담배업계 전반적으로 영업조직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영업 사원이 직접 판매점을 뛰며 물량을 공급하지 않아도 담배 점유율에 큰 영향이 없어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필립모리스는 최근 내부 검토를 통해 대리점 영업 인력 40%를 감축했다. 유통사 ‘영유통’의 영업 직원 178명 중 44%인 78명을 감원했다. 삼양인터내셔널과 한미상사 역시 전체 인력의 40%에 해당하는 영업 인력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현재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에 자체 영업조직을 통해 궐련·궐련형 전자담배를 재고 및 유지 업무를 관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9년부터는 전자담배 ‘아이코스’ 전담 사업팀을 신설, 기존 궐련 담당 영업사원이 아이코스 영업도 병행하게 됐다.

    반면 슈퍼마켓 등 일부 소매점에 대해서는 ‘영유통’, ‘삼양인터내셔널’, ‘한미상사’ 등 유통사를 통해 영업대행업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발주를 통해 본사 물류창고에서 담배를 공급하고 해당 지역을 담당하는 영업사원이 관리한다면, 슈퍼마켓은 담배회사 영업사원이 직접 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담배 판매가 과거 슈퍼마켓에서 편의점으로 넘어가면서 담배 영업 조직의 역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업계는 편의점과 일반 소매점의 담배 판매 비중을 7:3 정도로 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고 이커머스로 채널이 확대되는 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외국계 담배회사들 역시 영업조직을 대폭 감축하고 택배로 제품을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추세다. BAT코리아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영업조직을 재편해 주요 판매거점을 중심으로 영업망을 집중한 바 있으며, 콜센터를 통한 발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JTI코리아의 경우 일반 편의점들은 본사 발주를 유지하고, 슈퍼마켓 등 소매점은 영업사원들이 발주하거나 직접배송도 하지만 대부분을 우체국 택배 배송으로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사원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담배업계 1위 KT&G다. KT&G의 영업 사원은 1000여 명이다. 영업 조직 대부분이 편의점과 소매점의 관리를 맡고 있으며, 도서산간 지역은 콜센터 택배를 활용해 담배를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목에 편의점이 하나 들어오면 일반 슈퍼들 3~4개는 문을 닫는다고 보면 된다. 일반 슈퍼들의 숫자도 줄어들고 있는데 회사 입장에서는 이윤을 내기 위해 직접배송 대신 택배 등의 비대면 배송 방식을 선택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 ▲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20년 한국 궐련(일반) 담배 판매량은 102억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108억개비에서 6% 감소했다. ⓒPMI IR자료
    ▲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20년 한국 궐련(일반) 담배 판매량은 102억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108억개비에서 6% 감소했다. ⓒPMI IR자료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유통사 영업조직 축소를 통해 인건비 등의 고정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배연기없는 미래’라는 글로번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주력 상품인 일반 담배에 대한 마케팅이나 신제품 출시를 지양하고 있다. 

    궐련 판매량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공개한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20년 한국 궐련(일반) 담배 판매량은 102억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108억개비에서 6% 감소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도 떨어졌다. 전자담배 판매량 집계를 살펴보면 한국필립모리스의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20.75%로 2019년보다 1.9% 하락했다. 정점을 찍었던 2018년 말에 비해 무려 5.25%p 급락했다. 

    이로인해 '아이코스'를 밀어붙인 한국필립모리스의 실적도 내림세다. 한국필립모리스의 2019년 매출액은 6831억 원으로 아이코스가 시장을 장악했던 2018년 대비 21.5% 줄어들었다. 아이코스가 출시됐던 2017년 8382억 원에 비해서도 18.5% 위축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91억 원에서 442억 원으로 감소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담배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실천하고 새로운 제품과 경영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차별적이고 합리적인 규제 도입과 함께 보다 효율적인 유통 및 판매 환경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한국필립모리스는 효율적인 유통 및 판매 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다. 이에 발 맞춰 협력사 역시 효율적인 판매 및 유통을 위한 불가피한 조직개편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