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대면 분위기속 호황 누려주요 수익원, 확률형 아이템 도덕성 도마위"정부가 나서서 규제해야" 목소리 높아져
  • ▲ 엔씨소프트 리니지M ⓒ엔씨소프트
    ▲ 엔씨소프트 리니지M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엔씨 등 국내 주요 게임사 3N이 지난해 8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주요 수익원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는 2020년 8조 316억원(합산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넥슨은 3조 1306억원, 넷마블은 2조 4848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전년 대비 각각 18%, 14%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매출 2조 416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나 올랐다.

    넥슨을 필두로 올해 연간 매출 3조원 시대가 예상되는 게임사들이 승승장구하는 배경으로는 확률형 아이템이 큰 몫을 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개봉 전에는 결과를 알 수 없는 '뽑기형 상품'으로, 랜덤박스, 캡슐형 유료아이템 등으로 불린다.

    넥슨은 2004년 일본에서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후 2005녀 한국 메이플스토리에 '부화기'라는 이름의 랜덤박스를 도입했다. 2010년 이후부터는 전 세계 모바일 게임에 확률형 아이템이 도입되면서 주요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실제 넥슨의 지난해 모바일 게임 매출은 1조 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성장했다. 넷마블도 모바일 게임 해외 매출이 1조 7909억원으로 전체 매출 대비 72%를 차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모바일 게임 매출이 1조 6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면서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용자들이 원하는 게임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구매하기 쉽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점에서다. 또한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실질적으로 현금화가 가능해 도박적인 요소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최근 게임사들이 많이 활용하는 '컴플리트 가챠(조각 모음식 뽑기)'를 들 수 있다. 넥슨의 간판 게임 '카트라이더'의 경우 5×5 형태인 25칸인 빙고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빙고 카드를 수백번 소모해야 한다.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역시 최상급 '신화 무기'를 만들기 위해 10장의 '고대의 역사서'가 필요하지만, 확률은 비공개라는 점에서 수백만원의 과금이 필요하다. 넷마블도 앞서 '몬스터 길들이기'의 출현 확률이 0.005%에 불과한 아이템을 '1% 미만'으로 표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일본은 확률형 아이템을 2012년부터 업계 자율규제로 금지했으며, 지난해부터는 소비자청 고시로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가 2015년 7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상품별 습득확률을 공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율규제를 시행해 왔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지면서 자율규제 대신 정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넥슨 '마비노기'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 투명성 제고 등 운영 개선을 요구하며 트럭 시위를 펼치는 등 자율규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정부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15일 '확률형 아이템 표시 의무화'를 골자로 한 게임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8일 게임 분야 진흥을 위한 게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17일 발의된 개정안들을 법안소위에 상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가 과금을 유발하는 허점으로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와 조율을 통해 합리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