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메타버스 사업 잇따라 철수글로벌 불확실성, 코로나 엔데믹 이후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메타, MS, 구글 등 해당 사업 인력 감축… 생성형 AI 투자 올인정부 규제도 불확실성 더해… "범부처적인 협조 필요"
  • ▲ 넷마블 메타버스월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넷마블
    ▲ 넷마블 메타버스월드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넷마블
    국내 게임업계가 메타버스 사업을 중심으로 신사업 구조조정에 한창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흥행이 시들해진 메타버스는 게임 시장의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모양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게임업계가 메타버스 사업의 인력을 줄이고 해당 서비스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넷마블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는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전 직원 70명 가량에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메타버스월드는 넷마블에프앤씨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메타버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를 개발해 왔다.

    앞서 컴투스의 메타버스 사업 계열사 컴투버스 역시 지난해 9월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전환 배치 등 경영 효율화 작업에 돌입했다. 당시 컴투버스 직원 규모는 130명으로, 메타버스 분야 성장 둔화에 따른 사업 부문 축소 차원에서 단행됐다.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넵튠의 44% 보유한 컬러버스도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며, '퍼피레드M'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렸다. 한글과컴퓨터와 싸이월드제트가 운영하던 메타버스 플랫폼 '싸이타운'도 1년 만인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오는 2025년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2800억 달러(약 314조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이용자들의 관심 하락으로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열기가 식은 상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 국민의 메타버스 이용률은 4.2%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최근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면서 메타버스의 성장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의 변화를 반영한 게임업계의 구조조정이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해당 사업의 투자 및 사업 전략 수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해 메타는 전체 직원의 20% 이상인 2만 1000명, 구글은 6%인 1만 2000명, 마이크로소프트(MS)는 5%인 1만 1000명을 각각 감축했다. 생성형 AI 투자를 확대하는 대신 인력을 줄이는 비용 효율 차원에서다.

    정부의 규제도 메타버스 시장을 퇴출시키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메타버스 내 게임물이 포함된 경우에 한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본인 인증, 과몰입 방지, 등급 분류 등의 규제를 적용하면 현재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의 축소 또는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용기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겨우 태동하기 시작한 국내 메타버스 산업이 불필요한 규제로 성장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사라지지 않도록 범부처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