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코나 등 2만7천대 리콜LG에너지 "셀 불량, 직접적 원인 아냐… 관리시스템 오적용"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1조 안팎 리콜비용 분담 분쟁 가능성
  • ▲ 충전 도중 불난 코나 전기차. ⓒ연합뉴스
    ▲ 충전 도중 불난 코나 전기차.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전기차인 코나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이 차량 내 배터리 제조 불량 가능성으로 판명됐다. 정부는 해당 배터리가 장착된 현대차 전기차 차종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

    배터리를 공급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화재 원인을 두고는 자사 책임이 직접적인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24일 국토교통부는 현대차에서 제작·판매한 코나 일렉트릭(2만5083대)과 아이오닉 전기차(1314대), 일렉시티(전기 버스, 302대) 등 3개 차종 2만6699대에서 제작 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시정 조치(리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해당 차종에 장착된 배터리 제조 불량이 화재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남경공장에서 2017년 9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생산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음극 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 합성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국토부 측은 "이에 따라 3월29일부터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는 리콜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현대차가 지난해 10월 한 차례 시행한 리콜 이후에도 지난달 대구에서 리콜 받은 코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에 대해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코나는 2018년 출시 이후 국내 11건, 해외 4건 등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2017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제작된 코나 7만7000대를 전 세계에서 리콜한 바 있다.

    앞서 국토부는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리콜로 수거된 고전압 배터리 정밀조사와 함께 화재 재현 실험 등을 추진해왔다.

    KATRI는 화재 재현 실험을 통해 배터리 셀 내부 열 폭주 시험에서 발생한 화재가 실제 지난 1월 대구에서 발생한 코나 화재 사례와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국토부 측은 "대구 코나 화재 사례를 분석한 결과 화재는 3번 팩 배터리 셀에서 발생했고, 내부 양극 탭의 일부가 화재로 소실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KATRI는 리콜로 수거된 불량 고전압 배터리를 분해해 정밀 조사한 결과 셀 내부 정렬 불량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했고, 재현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하고 있다.
  • ▲ 코나 화재 영상 및 실험 영상. ⓒ국토교통부
    ▲ 코나 화재 영상 및 실험 영상. ⓒ국토교통부
    또한 국토부는 코나 전기차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시 BMS 충전맵 로직 오적용을 확인했고, 이로 인해 급속 충전시 리튬 부산물 석출을 증가시키는 등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추가 확인할 계획이다.

    과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BMS에서 과충전을 차단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현대차가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면서 원인으로 제시한 배터리 셀 분리막 손상은 확인됐으나, 재현 실험 결과 현재까지 배터리 셀 분리막 손상 원인으로 화재가 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KATRI 측의 결함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으나, BMS 업데이트로 화재 위험성이 있는 일부 배터리를 완전히 추출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기존 BSA를 개선된 제품으로 전량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통해 "원인 규명 등 조사가 완료되진 않았지만,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토부, 현대차와 함께 리콜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리콜 이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에 대해서는 "국토부 발표대로 재현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남경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의 양산 초기 문제였지만, 이미 개선사항이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과 관련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다"며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가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제조, 검사 등 모든 과정에서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리콜 비용 분담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당 약 2000만원의 배터리 교체 비용을 고려하면 코나 배터리 시스템을 전량 교체할 경우 1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국토부 조사 완료 결과 등을 반영해 LG에너지솔루션 간 분담률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콜 대상 차량은 3월29일부터 단계적으로 현대차 직영서비스센터 등에서 무상으로 수리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