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가속화·자산관리 니즈 커져눈높아진 비대면 고객 보급형 PB서비스 제공특급관리 원하는 슈퍼리치 차별화 초고급 서비스
  • 고액자산가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증권사들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디지털 혁신과 맞물려 대중화되고 있다. 비대면에 익숙한 젊은 투자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 서비스가 상향 평준화돼가는 것이다. 동시에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해서는 더욱 세심한 초고급 전략으로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신개념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인 '내자산 바로보기'를 최근 출시했다. 이는 단순 잔고 및 수익률 조회가 아닌 고객의 금융·양도소득, 절세계좌 현황, 보유주식의 위험지표 현황까지 한 번에 체크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절세·연금자산관리 니즈가 있는 영업점 고객에게 제공되던 맞춤형 솔루션 서비스였지만 더 많은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비대면 고객들도 더욱 고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매체로 서비스를 대중화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초기 단계이고 이와 관련한 고도화 작업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가 PB서비스 일부를 디지털 환경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가속화하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의 니즈가 있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가 대중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일종의 보급형 PB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유안타증권은 비대면 고객들이 지점 전문 PB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손쉽게 소통하고 상담할 수 있는 마이 파트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대면 고객의 투자 고민 등 다양한 상담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점 전문 PB와의 상담 채널을 온라인으로 확대시켰다. 기존 유선 상담 외에도 비대면 고객들은 PC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상담 요청을 통해 채팅을 통해 주식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전문 PB에게 직접 문의사항을 남길 수 있는 게시판도 24시간 열려 있다.

    삼성증권도 비대면과 오프라인 성향이 결합된 고객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오프라인 접촉의 제약, 수수료 혜택 등으로 비대면 거래를 선택했지만 투자와 업무 등에서 여전히 증권사 직원과의 상담 수요가 많다는 데서 착안했다. 

    다른 한축으로는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초고급화된 PB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증권사 PB서비스는 은행보다 고액 자산관리 문턱이 더 높아 큰손 고객들 입장에선 더 세심한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가져다줄 확실한 초고액자산가 그룹에게 더욱 특별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롤스로이스 모터카 부산과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마케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인 롤스로이스와의 제휴를 통해 당사 초고액자산가들이 특별한 자산관리 경험과 차별화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롤스로이스 모터카 부산은 한국투자증권 VVIP 고객만을 위한 프라이빗 시승 프로그램과 프리미엄 쇼케이스 초청, 차량 구매 시에는 특별가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법인 PB점포 금융센터와 초고액자산가 전담조직 GWM가 긴밀히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KB증권은 올해 초 고액자산가 서비스인 에이블 프리미어 멤버스를 전면 개편하면서 평균 잔고 30억원 이상 최상위 '프리미엄 블랙' 등급을 추가 신설했다.

    최상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자산관리는 물론 여행·쇼핑·골프, 문화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해외여행 관련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축소하는 대신 특급호텔 바우처, 골프장 그린피 지원 서비스 등을 확대했다. 멤버십 고객을 위한 전용 체크카드도 출시해 호텔·골프장 등 멤버십 가맹점에서 보다 편히 서비스를 이용하고, 사용액에 따라 0.5% 무제한 캐시백 서비스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전담 채널 프리미어 블루를 운영하고 있다. 타사 대비 서비스의 본질적 차별점은 조직 운영 방식에 있다.

    실력 있는 PB가 같은 점포에서 10~20년 이상 고객의 자산관리를 안전하게 책임지며, 고객과의 히스토리를 꾸준히 쌓아가는 구조다. 단순하지만 이는 초고액자산가들로부터 자신의 자산관리 파트너로서 PB를 인식하게 만들고, PB 역시 중장기적인 자산관리전략을 흔들림 없이 실행해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설명이다. 

    업계 최초로 30억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 전담점포를 오픈한 삼성증권은 지난해 7월부터는 자산 100억원 이상 고객 대상 국내 최초로 투자파트너급 멀티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들의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클럽딜과 고객이 삼성증권의 자기자본투자에 공동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어플리케이션이 진화하면서 한축에선 이를 활용한 PB서비스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동시에 특급관리를 원하는 슈퍼리치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양 영역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