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카드사 휴면카드 818만장…1년새 190만장↑카드 자동해지 규정 폐지로 5년간 재사용 가능롯데카드 휴면 비중 14% 압도적…신한카드 5.7%
  •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 잠자는 신용카드가 늘고 있다. 카드사 중에서 롯데카드의 휴면카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는 지난해 818만4000장으로 1년 전보다 190만4000장 급증했다. 

    2018년 641만2000장에서 2019년 628만장으로 휴면카드 수가 감소했으나 1년 사이 다시 급증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전 국민 대상으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신용·체크 신청액이 전체 지원금 14조원 중 10조원에 달해 휴면카드 감소 효과를 기대했으나 그때 뿐이었다. 

    실제 분기별 휴면카드 수를 보면 지난해 1분기 767만6000장에서 2분기 768만4000장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재난지원금이 소진된 3분기 799만4000장으로 다시 늘었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 가족카드로 사용 중이나 본인 카드가 휴면인 경우, 현금인출·하이패스 등 부가 기능을 사용 중이나 휴면 상태인 경우도 해당한다.  

    지난해 유독 휴면카드가 급증한 것은 2019년 카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제도적 측면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1년 이상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해지됐으나, 2019년 5월부터는 해당 규정이 사라지면서 5년간 휴면카드를 재사용할 수 있게 됐다.

    7개 카드사 중 롯데카드가 휴면카드를 가장 많이 보유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111만2000장 ▲2019년 138만3000장 ▲2020년 156만8000장으로 매년 급증하는 모습이다. 3년 사이 휴면카드가 45만6000장 늘어난 셈이다.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 역시 14.07%로 압도적이다. 2016년 휴면카드 비중이 14.49%를 찍은 후 2018년 11.22%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높아졌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객 대상으로 이용 유도 프로모션을 통해 휴면카드를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 속성 포트폴리오를 구현한 모바일 앱을 통해 고객별 맞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카드 다음으로 휴면카드 비중이 높은 곳은 하나카드로 11.71%였다. 휴면카드 수는 94만7000장이었다. 

    국민카드는 휴면카드가 141만5000장으로 카드사 중 두번째로 많았으나 총 신용카드 대비 휴면카드 비중은 9.39%로 세번째로 높았다.

    카드사 중 유일하게 신한카드만 휴면카드가 줄었다. 2019년 122만8000장에서 지난해 113만9000장으로 8만9000장 감소했다. 휴면 비중은 5.76%로 가장 낮았다.

    카드사들은 휴면카드가 매년 늘어나는 만큼 무실적 고객을 잡기 위해 쿠폰, 포인트, 캐시백 등을 제공하거나 문자, SNS로 할인 행사 등을 알려 결제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