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판매자 모집 기간 감안하면 상반기 론칭도 힘들어홈플러스, GS리테일 등의 오픈마켓 진출로 경쟁은 더 치열이베이코리아 매각, 네이버 협력 등도 오픈마켓 변수로
  • ▲ SSG닷컴의 물류센터 '김포 네오003'.ⓒ뉴데일리DB
    ▲ SSG닷컴의 물류센터 '김포 네오003'.ⓒ뉴데일리DB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픈마켓 서비스의 오픈을 연기한 이후 5개월이 다 되도록 오픈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판매 상품을 늘리는 오픈마켓 전환만으로는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SSG닷컴이 주저하는 동안 오픈마켓 시장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홈플러스는 물론 GS리테일까지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중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현재까지도 오픈마켓 서비스에 대한 별 다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오픈마켓 오픈을 연기한 지 약 5개월에 지났지만 입점 모집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판매자의 입점 신청, 접수 기간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론칭 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사의 오픈마켓 진출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홈플러스가 자사 온라인몰을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면서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를 진행하고 있고 GS리테일은 온라인 플랫폼 ‘마켓포’의 오픈을 통해 오픈마켓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통신판매중개업을 추가하는 등 적극적인 온라인 확대를 추진 중이다.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매각도 변수다. 누가 새 주인이 되더라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SSG닷컴의 오픈마켓 고민이 이어지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 단순히 오픈마켓 기능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오픈마켓은 여전히 대기업의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미 2008년 CJ ENM 커머스부문(당시 CJ홈쇼핑)이 오픈마켓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고 GS홈쇼핑 역시 같은 시기 오픈마켓 GSe스토어를 중단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SK그룹의 계열사 11번가가 오픈마켓 시장에서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 자체는 판매자만 확보되면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울 것이 없지만 네이버, 쿠팡을 비롯한 기존 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높아져 크게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라며 “앞다퉈 오픈마켓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지만 기존 오픈마켓에서 크게 차별화 된 곳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SSG닷컴에서 오픈마켓 진출을 두고 장고에 들어간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당장 오픈마켓 서비스가 기존 SSG닷컴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는 것. 지난해 SSG닷컴이 서비스 오픈을 목전에 두고 서비스를 연기한 것도 이런 고민이 작용했다.

    SSG닷컴의 경쟁력으로 꼽히는 네오(NEO) 물류센터의 경우 이미 SSG닷컴 자체 물량만으로 생산량이 포화상태고 취급 상품가짓수(SKU) 역시 오픈마켓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NEO의 자동화 설비 특성상 SKU를 하루아침에 늘리기도 쉽지 않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SG닷컴의 오픈마켓 진출이 이뤄질 경우 취급고가 한층 더 레벨 업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류와 로지스틱스에 대한 안정적인 시설 활용 모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 중개 플랫폼으로는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활용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SSG닷컴 내부적으로는 차분하게 오픈마켓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최영준 전 티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임명했고, 올 초엔 쿠팡과 이베이에서 각각 식품 관련 상품기획자와 인사 담당 임원을 영입했다. 최근에는 IT개발 및 온라인 상품기획 등 직무에 대한 경력사원 공개채용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으로 유입되는 이용자를 감안하면 SSG닷컴의 오픈마켓에 진출은 필연적”이라며 “다만 최근 오픈마켓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차별화는 물론 네이버-이마트의 전략적 협력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