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뛰드 9년 만에 中 오프라인 매장 철수 이니스프리 올해 20% 축소 예정클리오·토니모리 등도 사업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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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뛰드하우스
    K뷰티를 이끈 로드숍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사드 사태부터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까지 극심해지고 있는 매출 타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에뛰드)는 이달 초 중국 시장에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접었다. 시장에 진출한 지 9년 여만이다. 다만 아직 주요 도시 뷰티 컬렉션매장에서는 브랜드 입점 계약에 따라 에뛰드하우스 제품이 판매 중으로 알려진다.

    에뛰드뿐만 아니라 이니스프리도 올해 170개의 매장을 접을 계획이다. 지난해에만 141개를 폐점했다. 지난 201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600여개 까지 출점했지만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하는 이유는 고정비가 큰 로드숍 위주인 판매 구조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486억원, 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8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뛰드의 매출도 1113억원으로 전년 보다 38% 줄었다.

    회사 측은 온라인 유통 중심의 디지털 전환 작업에 따라 중국 내 매장도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을 대신 아마존·세포라 등의 채널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의 이커머스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토니모리도 중국 현지법인 경영구조 개선 등을 통해 경영 효율화에 나선 바 있다. 기존 중국에서 토니모리(칭다오)유한공사와 심양토리화장품유한공사를 통해 화장품을 유통했으나 토니모리(칭다오)유한공사로 사업을 통합해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클리오도 지난 2019년 중국 시장 내 모든 오프라인 채널(자체 로드숍, 왓슨스 및 세포라 입점)을 폐점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18년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과 편집숍 네이처컬렉션의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철수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K뷰티를 내세워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던 화장품 업계도 매출 부진에 잇따라 백기를 들고 있다"면서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매출 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K뷰티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중요한 이유는 달라진 중국의 소비 트렌드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로컬 업체들이 급성장한 것도 한몫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텐센트가 발표한 2019년 중국 뷰티브랜드 통찰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뷰티 시장에서 국산브랜드 점유율은 50%에 달했다. 국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역시 크게 바뀌었다. 약 42%의 소비자가 중국 화장품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밝혔으며 이 중 90%가 중국 뷰티제품의 재구매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 중국 업체인 퍼펙트다이어리는 지난해 광군제 프로모션 기간에 가장 많이 판매된 색조 화장품 브랜드로 등극했다. 해외 유명 화장품 업체인 맥, 입생로랑을 제쳤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상대적으로 비싼 해외 브랜드를 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국내 로드숍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