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서 작년 출하량 '100만대' 수준 공개삼성 이은 '2위' 공식화...고객사 유치 활용올 1300만대 규모 확대 폴더블 시장 '승부수'
  • ▲ BOE 폴더블 패널이 탑재되는 화웨이 '메이트X2' 제품 이미지 ⓒ화웨이
    ▲ BOE 폴더블 패널이 탑재되는 화웨이 '메이트X2' 제품 이미지 ⓒ화웨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가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안과 바깥으로 360도 접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기술 우위를 뽐내는 동시에 지난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100만 대 수준에 이러 삼성에 이은 2위라는 점을 부각하며 다양한 이형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제조사들을 고객으로 유인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열렸던 투자자 설명회(IR)에서 지난해 자사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100만 대 수준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화웨이 '메이트X2' 등에 탑재하며 공급을 시작한 바 있고 모토로라에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납품하며 공급사 확대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성과를 밝히면서 BOE는 자신들이 삼성에 이은 글로벌 2위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조사라는 점을 특히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90%가 넘는 사실상 독주 상황인데다 모기업인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양한 폴더블폰 출시를 앞두고 있어 출하량이 더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비하면 BOE는 이제 막 고객사 유치를 시작한 단계라 차이는 극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BOE는 이처럼 1위와의 엄청난 격차 보단 폴더블 패널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2위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를 고객사 유치에 마케팅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는 기존에 폴더블폰을 선보인 제조사들에 이어 신규로 폴더블폰 시장에 진출하려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본격적인 세일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폴더블폰 시장은 그 간 시장을 홀로 이끌어왔던 삼성에 이어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비보 등이 새롭게 진출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서는 이 제조사들이 신제품 출시를 본격화하면서 올 4분기에는 8개사에서 12종 넘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출하되는 폴더블폰은 총 510만 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 중 300만 대가 올 4분기에 나올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220만 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1000% 증가해 성장 속도가 상당히 가파르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도 올해 성장을 거듭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1300만 대 수준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면서 이 같은 성장세가 매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해 BOE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작업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사 출하량 수준을 세계 2위라고 치켜세우는 것 뿐만 아니라 기술력 측면에서도 삼성에 앞서거나 삼성에 준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각가지 시제품 공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얼마 전에는 화면이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In-folding)' 방식과 바깥쪽으로 접히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을 자유자제로 넘나드는 360도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 영상을 공개하며 업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이는 삼성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인폴딩 방식에서 더 나아가 보다 형태의 제약 없이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는 기술력을 뽐내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되며, 실제 제품 구동이나 양산 능력에 대해선 아직까진 알 수 없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불어 삼성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최대 강점 중 하나로 꼽히는 '초박막강화유리(UTG)' 탑재 기술을 개발하는데도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UTG 기술은 폴더블 패널을 여러번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더라도 주름 없이 매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품질을 좌우하는 기술이지만 현재로선 삼성 외엔 이 기술을 제대로 구현하는 곳이 없는 상태다.

    BOE가 여기에 도전장을 내고 기술 개발에 한창이라는 소식도 알려지면서 내년 이후 출시가 예고되고 있는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애플의 첫 폴더블폰은 올해는 출시될 계획이 없는 상황이지만 다양한 제품 예상도가 흘러나오면서 내년 출시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업계에선 내년 이후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한 물 밑 쟁탈전이 벌써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