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카테고리는 물론 화장지, 생리대까지 오픈마켓 입점 차단고가 명품, 화장품, 패션 브랜드도 입점 전면 금지 정책오픈마켓서 이마트-신세계와 가격 경쟁 최소화시키는 전략
  • ▲ SSG닷컴 오픈마켓이 입점을 받지 않는 브랜드 중 일부.ⓒSSG닷컴
    ▲ SSG닷컴 오픈마켓이 입점을 받지 않는 브랜드 중 일부.ⓒSSG닷컴
    SSG닷컴이 오픈마켓 론칭을 연기한지 5개월만에 새롭게 오픈을 준비하면서 e커머스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롭게 선보이는 SSG닷컴의 오픈마켓 정책이 기존 체계와 적잖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자기잠식효과)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SSG닷컴의 오픈마켓은 식품은 물론이고 세제, 화장지 등 대형마트의 필수 상품은 물론 고가의 명품에 대해서도 아예 입점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25일 SSG닷컴에 따르면 이번 SSG닷컴의 오픈마켓은 이전과 달리 특정 제품군의 입점을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식품 카테고리는 아예 운영하지 않는다. 신선식품이나 가공식품은 물론 건강식품도 판매가 금지됐다. 여기에 세제나 세정제, 생리대, 기저귀, 화장지나 물티슈, 구강케어, 면도용품, 이유식, 유아간식의 입점도 받지 않는다. 

    이들 품목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던 상품으로 꼽힌다. 새벽배송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신선식품은 최근 오픈마켓에서 매출 비중이 약 10% 안팎에 달할 정도. SSG닷컴 오픈마켓은 이 시장을 과감히 운영하지 않기로 한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SSG닷컴이 미운영한다고 공지한 브랜드만 200여개가 훌쩍 넘는다. 이 외에도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3대 명품 브랜드나 SK2, 랑콤 등의 명품, 화장품 브랜드, 일부 패션브랜드의 입점도 대거 금지됐다. 심지어 삼성, LG 등의 가전 브랜드도 미운영 브랜드에 포함됐다가 이날 수정을 거치며 빠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여기에는 SSG닷컴의 두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주요 판매 품목을 제외하면서 오픈마켓과의 경쟁을 최소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형마트의 주력 품목인 생필품과 백화점의 명품, 화장품에 대한 입점을 금지시키면서 오픈마켓이 SSG닷컴의 매출을 깎는 카니발리제이션을 최소화한 것. 

    실제 SSG닷컴에서는 이미 식품은 물론 수입명품 브랜드까지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등록만 하면 입점되는 오픈마켓과 달리 바이어와 직접 협상을 거쳐 입점되는 SSG닷컴 종합몰과의 경쟁관계를 고려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는 식품 카테고리를 아예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은 SSG닷컴 내 오픈마켓과 가격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롯데온이나 홈플러스 셀러샵 내 식품 판매자가 적지 않은 것과는 아예 다른 전략”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명품 등 고가 제품군을 대부분 입점하지 않기로 한 점도 백화점 판매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고가 명품 브랜드의 가품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이런 의사결정의 근거가 됐다. 

    실제 SSG닷컴은 오픈마켓 운영 과정에서 SSG닷컴의 신뢰를 유지하는데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예를들어 SSG닷컴 오픈마켓은 해외 사업등록증을 보유한 판매자의 오픈마켓 등록을 허가하고 있지만 중국과 홍콩에 등록된 사업자는 SSG닷컴 내부 정책상 가입이 제한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식품의 경우 상품 신선도와 시간대 배송 지정의 장점을 유지하는 한편, 고가 명품 카테고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품 이슈 등을 사전에 방지해 SSG닷컴이 가진 ‘신뢰도’를 유지한다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