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만명 감소… 1월 35.1만명의 절반수준숙박·음식업 16.2만명↓… 제조업 6.8만명↓ 감소 견인상용직 줄고 임시·일용직 늘어… 설 상여금 기저효과로 임금도↓
  • ▲ 재정일자리사업.ⓒ연합뉴스
    ▲ 재정일자리사업.ⓒ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3차 유행으로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우리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 종사자는 13개월째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에서 감소가 두드러진 가운데 감소 폭은 두달 연속 30만명대를 보이다 절반 수준으로 둔화했다. 그러나 이는 혈세를 투입하는 정부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경기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30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2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국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83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7만명(0.9%)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 마이너스(-22만5000명)로 돌아선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은 지난해 12월(-33만4000명), 올 1월(-35만1000명)과 비교해 절반쯤 줄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본격화한 탓이다.

    종사자 수 증감을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9만4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4만2000명),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3만5000명) 등에서 늘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16만2000명), 제조업(-6만8000명), 여행업 등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5만6000명) 등은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면 서비스업종이 직격탄을 맞았다. 숙박·음식업 종사자는 앞선 1월 24만명이 줄며 역대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우리 산업의 중추이자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은 지난해 2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12월(-7만4000명), 올 1월(-7만2000명)보다 둔화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한국의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기계·조선·섬유·철강 등 국내 주력 제조업종의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제조업분야의 고용한파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7000명), 의료용 물질·의약품(3000명), 산업용 기계·장비 수리업(1000명) 등에서 증가했지만, 금속 가공제품(-1만9000명), 의복·액세서리·모피제품(-1만2000명), 고무·플라스틱제품(-8000명) 등에서 감소했다.

    종사자 수 증감을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지난달 상용직 근로자는 154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1만8000명(-1.4%) 줄었다. 임시·일용직은 6만5000명 늘고,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직을 포함한 기타 종사자는 1만6000명 줄었다.

    노동부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시·군·구별 사업체 종사자 수 증감 현황도 내놨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종사자 감소율이 높은 곳은 서울 용산구(-3.6%)와 부산 중구(-3.6%) 등 대도시 지역이다. 반면 종사자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전남 진도군(7.9%)과 신안군(7.7%) 등 농어촌이었다. 농어촌 지역의 종사자 증가율이 높은 것은 재정일자리 사업의 영향이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 ▲ 암울한 고용시장.ⓒ연합뉴스
    ▲ 암울한 고용시장.ⓒ연합뉴스
    올 1월 현재 상용직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387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만5000원(5.2%)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임금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는 설 명절이 1월이었지만, 올해는 2월로 상여금 지급이 늦어지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상용직은 408만7000원으로 25만3000원(5.8%) 감소한 반면 임시·일용직은 171만4000원으로 9만6000원(5.9%) 늘었다.

    임시·일용직 임금이 상용직보다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숙박·음식업 등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 임시·일용직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시·일용직의 이직(離職)이 급증하면서 임금 총액이 늘어난 탓이다. 숙박·음식업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올랐을 수도 있지만, 고용 한파의 여파로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것 같은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가령 한 음식점에 100만원을 받는 노동자 A와 150만원씩을 받는 노동자 B, C 등 총 3명이 일을 해오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저임금 노동자인 A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가정하면 코로나19 이전 이 음식점의 총 인건비는 400만원으로 임시·일용직 평균 임금은 133만3000원이 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A가 나가게 되면 총 인건비는 B, C 2명을 합쳐 300만원으로 줄지만, 평균 임금은 15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7만원쯤이 오르게 된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분자에 해당하는 총 인건비는 찔끔 오른 반면 분모에 해당하는 종사자 수는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는 얘기다.

    노동부가 매달 발표하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는 농업 등을 제외하고 고정 사업장을 가진 국내 사업체 표본을 대상으로 한다. 고정 사업장이 없는 건설업 하도급 업자에게 고용된 근로자와 가사 서비스업 종사자 등은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