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처음으로 8억 배럴대로 감소항공유 소비 감소폭 40%대로 가장 커친환경 정책 전환으로 정유업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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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국내 석유 소비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후 최근 석유 소비가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 소비량은 8억7811만 배럴로 전년(9억3195만 배럴)보다 5.8% 감소했다.

    국내 석유 소비량은 2015년 8억5625만 배럴 이후 2016∼2019년 9억배럴대를 기록하다 지난해 5년 만에 다시 8억 배럴대로 떨어졌다.

    이동 제한으로 인해 해외 여행이 급감하면서 항공유 소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2178만 배럴로 전년 대비 44% 줄었다.
  • ▲ 전기차 충전소. ⓒ뉴데일리DB
    ▲ 전기차 충전소. ⓒ뉴데일리DB
    올해 들어 석유 소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1∼2월 통계를 보면 1월은 7581만 배럴, 2월은 7241만 배럴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1월 소비량은 6.3% 감소했지만, 2월 소비량은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했다.

    항공유 소비량은 여전히 전년 대비 절반 미만이지만 휘발유와 납사 등 다른 제품 수요는 이전 수준에 도달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석유 소비가 회복세를 보이고 정제마진과 유가 상승, 자연재해로 인한 공급 부족 등이 맞물려 올해 국내 정유사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다만 유가나 정제마진 회복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 장기 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전했다.

    석유 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올 1분기 국내 정유 4사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영업이익 59억원, 에쓰오일은 2673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정부와 업계가 탄소 중립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장기적인 석유 소비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전환 등에 따라 석유 수요는 2025년 이후 연평균 0.4% 감소해 2040년 8억6900만 배럴 수준일 것으로 관측됐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확산에 따라 원유 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이를 뛰어넘는 공급 축소 규모와 정유 설비 구조조정이 정유업계의 장기 수익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석유 소비량이 계속 줄 것으로 예측되면서 업계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통 석유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수소, 연료전지, 벤처투자, 생활 플랫폼 등 신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