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5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할 듯 카뱅 기업가치 20~30조 예상…금융 1위 KB시총 22조영업익 9배 늘리며 …중금리 대출 숙제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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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의 주식시장 입성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이달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카뱅의 기업가치를 최소 20조에서 최대 30조원까지 내다보고 있다. 

    국내 지주 1위인 KB금융의 시가총액이 22조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장과 동시에 금융주 시총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윤호영 카뱅 대표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서 "IPO(기업공개)는 올 상반기에는 어렵고 준비가 되면 시장 상황과 주관사와 협의해 시기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올 하반기에 카뱅이 IPO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카뱅의 코스피 입성 행보가 가빠진 것은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데다 최근 IPO 대어들의 연이은 흥행에 탄력을 받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해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1년째 당기 순이익을 8배 튀기는 급성장을 이뤘다. 이용자 수만 1300만명에 달한다. 금융업 상장 단계서 자기자본 확충이 중요한 부분인데 단기간 내 실적개선을 이루면서 상장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카뱅의 당기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 -1045억 ▲2018년 -210억 ▲2019년 137억 ▲2020년 11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그야말로 폭풍성장이다. 

    실적 견인의 핵심은 대출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이다. 지난해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대출잔액은 20조313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33%나 올랐다. 순이자마진(NIM)도 1.68%로 시중은행보다 높은 편이다. 대출 규모 확대에 따른 수익성이 확보됐다는 의미다. 

    다만 과제도 산적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는 중금리대출 확대인데 이와 관련한 실적은 초라하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등급 4~6등급 수준의 중신용자에게 연10%이내의 한자릿수 금리로 대출을 내주는 상품을 뜻한다. 카뱅은 설립취지와 달리 고신용자 중심의 대출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카뱅은 올 하반기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뱅의 성공 키워드는 '대출'인데 아파트 대출, 저신용자대출과 같은 위험 부담이 낮은 상품을 많이 취급했다"면서 "IPO를 추진하려면 설립 취지에 걸맞는 중금리 대출을 늘릴 상품도 내놔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