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종전 기대감에 증시 환호 … 코스피 8500선 돌파신용대출 한 달 새 1.6조 급증 … 은행권 대출 조이기 총력전종전 랠리 장기화 땐 빚투 재확산 우려 … 대출 문턱 더 높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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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미국·이란 종전 합의 기대감에 코스피가 급등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최근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조이기에 나선 상황에서 '종전 랠리'가 추가적인 '빚투'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맞춰 대출 문을 걸어 잠가야 하는 은행권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8500선까지 급등하며 매수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개전 106일 만에 사실상 종전 수순에 들어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살아났다. 양국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 종료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도 재개방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 기대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종전 기대감에 따른 증시 급등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관리에 나선 은행권의 부담을 키우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맞춰 대출 증가세를 억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투자심리 회복이 추가 자금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신용대출은 이달 들어 1조6000억원 넘게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 잔액도 1조1800억원 불어났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증시 활황이 투자 목적 자금 수요를 자극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찌감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전년 대비 0.2%포인트 낮춘 연 1.5%로 설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에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신용대출까지 월별·분기별 별도 관리 목표치를 수립해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

    목표치 달성에 경고등이 켜지자 5대 은행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비상관리 기조에 맞춰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외부 플랫폼을 통한 대출 유입 경로를 차단했고, 하나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일괄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일별 접수량이 관리 기준을 넘어서면 신청을 즉시 차단하는 물량 제어 방식을 도입했고, 국민은행도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5000만원으로 묶었다.

    은행 관계자는 "관리 목표치를 지키지 못하면 매주 불러 점검하겠다는 식으로 당국의 관리 기조가 엄격해지고 있다"며 "대출 쏠림을 막기 위해 은행권 공동의 자율 규제 가이드라인 수립까지 검토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은 '종전 랠리'에 자극 받는 대출 수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당국 통제에 따라 밀려드는 대출 고객을 억제해야 하지만, 멀쩡한 신용등급의 직장인 대출을 무작정 막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미 비대면 신용대출 제한과 마이너스통장 한도 축소 등에 나선 가운데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경우 가산금리 인상이나 우대금리 축소 등 추가 대책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 경우 실수요자들까지 영향을 받는 이른바 '대출 절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종전 호재가 역설적으로 국내 서민과 투자자들에게는 대출 절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 꼴"이라며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금융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는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