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올해보다 14.7% 높은 시급 요구안 제시소상공인 부담·경기 침체 이유로 경영계 반발 전망업종별 차등적용·최종 인상폭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 예고
-
- ▲ 양대노총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수 침체와 소상공인 경영난이 깊어지는 가운데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4.7% 올린 시급 1만2000원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매출 감소와 인건비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대폭 인상 요구에 경영계는 즉각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실제로 최근 내수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음식점·숙박업·소매업 등 최저임금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을 중심으로 폐업이 늘고 있고, 인건비 부담을 버티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줄폐업 행렬에 합류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로 대출 이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양대노총은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7년 적용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000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임금인 1만470원보다 1530원 높은 수준이다. 노동계는 물가 상승과 생계비 부담 확대, 실질임금 감소, 주거비·식비 급등 등을 근거로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조차 따라가지 못했고, 대기업 성과급 논란과 자산 가격 급등으로 노동의 가치가 갈수록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고물가·고유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가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사회적 하한선을 요구했다"고 밝혔다.반면 경영계는 비상이 걸렸다. 아직 공식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경기 둔화, 내수 부진, 소상공인 경영 악화 등을 감안하면 동결이 유력하다는 분위기다. 경영계 관계자는 "현재 경제 상황과 물가, 소상공인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동결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경영계가 동결을 강하게 주장하는 배경에는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인건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이 직원을 내보내거나 무인 키오스크로 대체하는 사례가 이미 늘고 있어 대폭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용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논리다.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과 2019년에 최저임금을 각각 16.4%, 10.9% 인상하며 2년 만에 30% 가까이 끌어올리면서 당시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편의점·식당·숙박업소 등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했고,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이 급증하는 등 고용 시장이 왜곡됐다는 평가가 나왔다.물가 역시 들썩였다. 외식 물가가 잇따라 오르면서 서민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고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저소득층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역설적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번 노동계의 14.7% 인상 요구가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경영계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사용자위원들은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업종별 차등적용 결과를 지켜본 뒤 요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17일 제6차 전원회의를 열고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논의한다. 사용자위원들은 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에 차등 적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맞서고 있다.이 논의가 마무리되면 노사 양측이 최초 요구안을 공식 제출하고 본격적인 수준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다만 올해도 차등적용 논의 등으로 심의가 지체되면서 법정 심의기한(6월 29일)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노동부 관계자는 "장관이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 고시해야 하는 만큼 7월 중순까지는 최종안이 나와야 한다"며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심의 촉진구간과 중재안이 최종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