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다각화로 외식·호텔·면세업에 진출 활발수익 부진에도 묘수無 코로나19로 동력 상실
  • ▲ HDC신라면세점. ⓒ HDC신라면세점
    ▲ HDC신라면세점. ⓒ HDC신라면세점
    한 때 짭짤한 가외수입을 안겨주며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건설사 신사업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작년 호텔과 면세점, 외식업 등 부업 매출이 대부분 감소했다. 불과 2~3년 전까지만해도 수익의 한 축을 담당하며 존재감을 과시했으나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타격이 큰 업종은 호텔과 면세업이다. 코로나19로 관광객 유입이 중단돼 수입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DL이 운영하는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매출은 전년대비 약 40% 감소한 6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까지만해도 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작년에는 영업이익 19억, 7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DL은 지난 2014년 서울 여의도에 글래드호텔을 처음 선보이며 호텔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메종글래드제주호텔, 글래드라이브, 글래드코엑스, 항공우주호텔과 골프장을 운영하며 관광, 레저사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숙박과 임대업을 추진하며 한동안 쏠쏠한 수익을 올렸으나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DL 관계자는 "작년 1년간 지속된 코로나19 영향으로 국가간 이동이 최소화되고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광객이 줄면서 호텔업계 수요침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업계 내 주도권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만큼 부대시설 개선과 상품 경쟁력 확보, 객실과 식음, 부대업장에 대한 탄력 운영으로 수익성 개선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HDC그룹이 야심차게 진출한 면세업도 아픈 손가락이 됐다. 지난 2015년 호텔신라와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HDC신라면세점을 운영하며 개점 2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작년 아시아나 인수 좌초, 코로나19가 맞물리며 사업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지난해 HDC신라면세점의 매출은 3777억원으로 2018년 대비 반토막 났다. 아울러 274억원의 영업손실, 2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새 먹거리 발굴에 나선 중견건설사들의 신사업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브랜드 '이안(iaan)'으로 유명한 대우산업개발은 지난 2013년 신규사업으로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브리오슈도레를 들여와 외식산업을 펼쳤으나 수익은 변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 규모가 지난 2015년 15억원서 작년 40억원에 육박하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18년 12개였던 매장을 현재 21개로 늘리는 등 외형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적자 폭만 확대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산업개발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외식사업에 계속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회사 측은 "브리오슈도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병원과 학교, 몰 등 특수상권 입점을 적극 추진하고 상권에 부합안 다양한 콘셉트로 차별화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 패션, 유통, 편의점, 고속도로휴게소 사업 등을 영위 중인 중견건설사들도 대부분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사업 영역 중 하나로 골프장을 보유한 건설사만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며 수익을 크게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사 직원은 "불과 5년 전까지만하더라도 국내 주택사업이 어려웠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지금같은 분양호황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기에 사업다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